[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는 만드는 일환으로 미사용 연차에 대해 금전 보상을 하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전 보상을 없애는 대신 연차휴가를 최대한 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선진국처럼 미사용 연차에 대해 현금 보상을 안하면 연차휴가를 충분히 쓸 수 있다고 본다”며 “우리도 이제 이 같은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같은 방안을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장시간 근로는 사실 사용자가 강요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 원해서 장시간 근로하는 것”이라며 “결국 현재 근로자들이 미취업 근로자들의 기회를 빼았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총이 이날 인용한 2011년도 고용부 자료에 따르면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추가수입을 원한다는 답변이 40.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과다가 20%, 대체인력 부족이 13%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노조를 향해 “현재 근로자들 현실을 보면 연차휴가를 쓰고 싶어도 눈치를 봐서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 부분이 노조가 투쟁할 대상”이라며 “현금으로 안 쓴 휴가를 보상해주는 한 정해진 연차휴가를 마음껏 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자를 향해서는 “장시간 근무하고 안 쉬는 것이 결국 사용자로부터 이득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미취업자의 기회를 줄여가면서 누리는 것”이라며 “근로자들도 고용을 늘리고 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상시근로자 5인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의무적으로 연차휴가가 발생하는데 주 40시간제에 1년간 8할 이상 근무하게 되면 15일(근로일 기준)의 유급휴가가 발생한다. 연차는 유급휴가이므로 미사용한 연차휴가에 대해서는 금전적 보상이 따른다.
경총은 이날 ‘능력과 성과에 기초한 공정한 노동시장’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근로시간제도의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하며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초과근로를 할 경우 정상근로에서 더 주는 할증률을 현재 50%에서 낮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초과근로를 선호하는 유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다. ILO(국제노동기구)협약 기준에는 25%로 돼 있다.
동시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요구할 수 있는 근로시간도 일정 시간 이하로 제한해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에 공평한 ‘이중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독일, 프랑스 주요 선진국처럼 미사용 휴가에 대해 금전보상을 금지하고, 사무직에는 근로시간 양에 기초한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개선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의 경우 연봉 2만3660달러 이상 사무관리직, 전문직은 가산임금 적용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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