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권자가 수익자를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으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판결을 받았으나 말소등기를 하지 않고 있다가, 소송당사자도 아닌 다른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말소등기를 신청하여 말소등기를 마친 사례가 있었다.
과연 이 경우 그 말소등기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무효를 주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2013다84995)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안의 개요 甲은 乙이 소유한 부동산에 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쳤다. 그러나 乙의 채권자였던 丙 은행은 이러한 乙이 甲과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사해행위’라고 주장하여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그 후 丙은 비록 위 소송에서 패소하였으나 항소하여 항소심에서는 甲과 乙의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甲은 乙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해권고결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丙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자 乙의 또 다른 채권자였던 丁은 소송당사자였던 丙의 동의를 받지도 않고 화해권고결정에 기하여 乙을 대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신청하였다. 이에 등기관은 丁의 등기 신청을 받아들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등기가 이루어졌다.
채권자취소권의 효력은 채권자와 수익자 또는 전득자 사이에서만 미치는 상대적 효력 본 사례는 채무자의 사해행위로 인하여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한 내용이다. ‘채권자취소권’이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하게 됨을 알면서 자신의 일반재산을 감소시키는 처분행위를 했을 경우를 ‘사해행위’라 하고, 채권자가 이러한 사해행위를 소(訴)를 통해 취소하고, 수익자 및 전득자로부터 채무자의 일반재산의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러한 ‘채권자취소권’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5년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채권자취소권의 행사는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해 효력이 있고, 행사자만의 이익을 위해서 그 효력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사해행위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의 판결의 효력은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영향은 미치지 않고, 소송의 당사자인 채권자와 수익자 또는 전득자에게만 미칠 뿐 다른 채권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원상회복의 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다른 채권자들에게는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하기 때문에 이러한 판결에 기하여 채무자를 대위하여 그 말소등기를 신청할 수는 없는 것이 원칙이고,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당사자가 아닌 채권자가 이러한 판결에 기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신청하여 이 등기가 마쳐졌다면 그 등기에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법리를 위 사례에 적용해보면 乙의 채권자인 丙이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원상회복을 명하는 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러한 판결에 기하여 다른 채권자인 丁은 乙을 대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등기를 신청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러한 등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을지는 살펴보아야 할 문제이다.
절차상 하자는 존재하나 실체 관계에 부합하는 등기의 효력은 부인할 수 없어 위 사례에서 丁이 丙과 甲 사이에 존재하는 기판력에 기해 乙을 대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신청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음에는 앞서 살펴본 대로 명확하기에 더는 논의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채권자 丙이 사해행위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한 경우 그 취소의 효력은 민법 제407조에 의하여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미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丙의 승소판결로 인하여 甲으로서는 다른 채권자들에 대해서도 사해행위의 취소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丁이 신청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등기가 그 하자를 이유로 취소되어 다시 회복되더라도 다른 채권자들이 사해행위취소판결을 근거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청구를 청구하면 甲으로서는 그 말소등기를 해줄 수밖에 없는 지위에 놓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도 이러한 경우 이와 같은 불필요한 절차를 거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소송당사자가 아닌 다른 채권자가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으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등기를 명한 판결에 기하여 채무자를 대위하여 마친 말소등기는 그 등기절차상의 흠에도 불구하고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로서 유효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렇듯 사해행위로 인한 채권자취소권의 행사 및 원상회복에 대한 법리는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민사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판단력과 노하우 그리고 성공사례를 축적하고 있는 민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 이국주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산지방법원 판사, 대구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마산 지방법원 충무지원장, 청주지방법원 부장판사,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부장판사, 서울민사지방법원 부장판사,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부장판사,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서울지방변호사회 서부협의회 회장, 서울 서부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법률고문,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 이사, CGN TV 운영위원, 극동방송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움말: 이국주 변호사, 02-712-9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