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천호영 선수, 평창 날씨는 어떤가요?” “바람도 안 불고 눈도 안 와서 연습하기 좋습니다.”
“홀로그램으로 광화문에 등장한 느낌은 어때요?” “제가 실시간으로 광화문에 모습이 나오니 정말 신기한 것 같습니다.”
스키 슬로프스타일 국가대표 천호영 선수가 서울 광화문에 깜짝 등장했다. 불과 1분 전만 해도 평창에 있었는데, 눈 깜짝할 새 광화문까지 ‘날아왔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5G 홀로그램의 힘을 빌린 덕분이다.
실제 사람보다는 훨씬 작은 사이즈로 등장해 표정을 살피긴 어려웠지만, 젊은 선수의 쾌활한 목소리는 장내를 가득 채웠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 부사장은 “광화문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셨는데, 이제 평창으로 돌아가 연습에 매진해달라”는 우스개소리로 천 선수와의 짧은 만남을 마무리했다.
15일 KT의 ‘5G 올림픽’ 준비 현황 발표 도중 진행된 ‘홀로그램 라이브(Hologram Live)’ 시연의 한 장면이다.
KT가 정보통신망 구축·운용을 맡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제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최대 규모의 동계올림픽으로, 전 세계 약 38억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구축되는 1391km의 통신 관로를 기반으로 3만5000개의 유선 통신라인을 설치하고, 최대 25만여 대의 단말이 동시에 수용 가능한 무선 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의 2배 이상 규모에 달한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의 대회 통신망은 30% 이상 구축된 상태로(2월 기준), 올해 말까지 전체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통신망 상용 서비스에 돌입한다.
KT는 이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싱크뷰(Sync View) ▷다채널 360° VR ▷홀로그램 라이브(Hologram Live) ▷5G 세이프티(Safety) 등의 5G 서비스를 소개하고, 보광 스노 경기장에서 광화문까지 연결해 각종 서비스를 실시간 시연했다.
천호영 선수의 등장으로 이목을 끈 ‘홀로그램 라이브’는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한 홀로그램 라이브 방송이다. 5G 밀리미터파(mmWave) 백홀 기술을 통해 전송된 정보를, 초고화질 원격 홀로그램으로 서비스한다. 예컨대, 방금 경기를 끝마친 선수가 시청자의 눈 앞에서 인터뷰를 하는 듯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싱크뷰 서비스’는 초소형 카메라에 이동통신 모듈을 탑재, 5G 기반 기술인 액티브 안테나(Active Antenna)를 통해 초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는 서비스다. 헬맷 전면에 달린 16g 초소형 카메라가 선수의 시선에서 경기를 담고, 헬맷 뒷면에 달린 송신기가 이를 받아 전송한다. 그러면 기본 중계 화면은 물론, 선수 시점의 생생한 경기 영상까지 시청 가능하다. 이날 체험한 스키점프 경기 장면은 선수가 활강할 때의 스릴감과 점프대에서 뛰어오를 때의 쾌감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이 밖에도 ‘다채널 360° VR’은 5G mmWave 접속을 통해 경기 360도 영상을 전송, 경기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까지 전달한다. ‘5G 세이프티’는 드론이 촬영한 실시간 영상을 안전요원 및 관제 센터에 전달, 사전에 등록되지 않거나 위험 행동이 포착된 인물을 즉각 확인하고 대처하는 서비스다.
김상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이 잠시 주춤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평창올림픽 통해 새롭게 선도국으로서의 위치를 점하리라 생각한다”며 “아직 미흡한 점이 많지만 2018년 올림픽에는 완벽하게 준비해, 그안에 담긴 콘텐츠를 통해 우리나라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올림픽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 리우올림픽 등의 기술 컨설팅을 주도한 스티브 제임스 평창동계올림픽 기술고문은 “KT가 선보인 5G 서비스에 크게 감동했고, 세계 최초로 열리는 5G 올림픽에 기대가 크다”며 “운 좋게도 다수의 올림픽을 경험했는데, 오늘 KT가 선보인 것과 같은 기술이라면 평창올림픽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선보인 5G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는 2018년 평창 주요 장소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안방에서 즐기려면 스마트 TV나, 삼성 ‘기어 VR’과 같은 추가 장비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