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대 조직 적발…선물거래 손실 본 후 ‘한탕’ 노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400억원대 불법 사설 선물(先物)거래소와 도박장을 운영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인터넷 주식 방송 방송자키(BJ)와 짜고 회원들을 끌어모아 유가, 금, 코스피200, 유로선물 등 시세 정보를 이용해 회원들에게 가상 선물거래를 빙자한 도박을 하도록 한 뒤 도박 손실금까지 챙겼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일 홈트레이딩 시스템(HTSㆍ개인 PC로 주식, 선물 등을 거래하는 프로그램)으로 불법 선물거래소와 도박장을 운영한 총책 유모(40) 씨 등 2명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에게 회원을 공급한 조모(59) 씨 등 인터넷방송 BJ 19명을 비롯한 공범 26명은 불구속 입건하고, 컴퓨터ㆍ서버와 현금 2억50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사설 HTS를 개설해 인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선물거래를 중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거래소의 유가, 금, 코스피200, 유로선물 등 시세 정보를 이용해 회원들에게 가상 선물거래를 빙자한 도박을 하도록 하고 도박 손실금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이들이 얻은 범죄 수익 42억여 원 중 99%는 가상 선물거래를 빙자한 도박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리딩(leading) 전문가’로 불리는 조씨 등 BJ들은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 사이트에 방송을 개설해 시청자들에게 선물 거래를 추천하면서 유씨 일당이 운영하는 사설 사이트에 회원을 공급했다.

이들은 유씨가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회원이 돈을 잃으면 이 중 일부를 ‘리딩 비용’이라는 명목의 리베이트로 챙겼다. BJ들에게 흘러간 돈은 총 16억원에 달하며, 가장 리베이트를 많이 받은 조씨는 5억1300만원을 챙겼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리딩 전문가’를 자처한 이들은 대부분 과거 선물거래에서 손실을 보고 이를 만회하려고 인터넷방송을 개설했다가 유씨 등의 꼬드김에 넘어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가상 선물거래 도박을 상습적으로 한 회원 3명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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