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대통령 박근혜’를 만든 킹메이커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박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고 있다.
킹메이커의 이적은 선거철만 되면 몰려드는 ‘철새 정치인’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정권 창출에 기여하고도 반대편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현 정권에 대한 불만과 실망이 쌓여있다. 한국 정치에 대한 소신을 다시 실현하고자 ‘색다른’ 정치권에 뛰어들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아울러 ‘철새 정치’에 대한 비난론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점과 정치권에 일고 있는 ‘실용주의’ 바람도 킹메이커들의 이적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 정치쇄신특별위원을 지낸 이상돈<사진 좌> 중앙대 명예교수가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이 교수는 국민의당에서 안철수ㆍ천정배ㆍ김한길 의원과 함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나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브레인이 박 대통령을 겨냥하는 야당의 지휘봉을 잡게 된 셈이다.
이 교수는 박 대통령 집권 2년차인 2014년께 야권으로 돌아섰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됐다 무산되기도 했다.
더민주로 이적한 김종인<사진 우> 비상대책위원장(선거대책위원장 겸임)도 대표적인 박근혜 사람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과 민주자유당에서 3선을 지낸 정통 보수 인사였지만 2004년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되기도 했다.
이날 더민주가 영입한 조응천 전 검사도 박근혜 정부와 함께 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외의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대구 출신인 조 전 검사는 2013~2014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민정수석실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가족과 측근들을 관리ㆍ감찰하는 곳이다. 누구보다 현 정권의 속사정을 잘 안다.
조 전 검사는 2014년 말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일명 정윤회 문건)에 연루되면서 사퇴한 뒤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청와대 핵심 인사가 그 정부의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칼을 겨누는 야당으로 이적한 사례는 이례적이다.
조 전 검사는 더민주 입당 기자회견에서 “현실 정치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누군가는 그 진흙탕에 뛰어 들어 희망의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것이 잘못된 권력을 바로세우고 국정을 바로 세우고 나라를 바로 가게 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최악의 인재영입 케이스”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더민주의 초조함과 조급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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