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자금 이달 1조1180억원 유입 삼성전자 · 현대차 등 대형주 꿈틀
한국 증시가 외국인이 몰고온 봄바람에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사상 최악의 실적 충격과 신흥국 소외 등 대내외 악재 속에 도무지 생기를 찾지 못하던 국내 증시가 만개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환율과 삼성전자의 실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 계속 간다=지난해 말부터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대만과 필리핀 등 여타 아시아 신흥국으로 다시 발걸음을 하던 지난 2월에도 유독 한국은 외면하며 애를 태웠다. 증권사 연구원조차 “대만보다 못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두 손을 들 정도였다.
흐름은 지난달 마지막주부터 바뀌었다. 그리고 한번 방향을 틀자 거침이 없다. 지난달 24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1조9300억원이 넘는다. 이들 자금은 비차익 매수란 점에서 추세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이달들어 유입된 자금이 1조1180억원에 달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된 것은 ‘월말 효과’가 아니라 능동적인 비중 조절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지난해 7~10월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원화 강세 흐름은 외국인 비차익 매수세를 계속 유인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으로 쏠리는 외국인 비차익 매수는 달러화 약세 기대가 주요 동력이다. 원/달러 환율은 2011년 이후 1050원에서 하방 경직성을 지녀왔다. 1050원선 초반까지 떨어진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과 연동된 미국 단기 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고 역외 선물환 시장에서도 원화 강세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과거와 달리 앞으로도 외국인 비차익 매수를 기대할 만한 유인”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주 ‘꿈틀’ 대며 거래도 활기=지난달 3조6700억원에 그쳤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들어 4조원선으로 올라섰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증시를 이끄는 대형주가 꿈틀대며 증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8.41% 올랐다. 현대차도 같은 기간 5.10% 상승했다. 외국인 자금은 두 종목에 같은 기간 1조원 넘게 몰렸다.
대형주가 지핀 투자 열기는 오는 8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시장으로 자금유입이 진행된 2003~2007년, 2009~2010년엔 신흥시장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추세적으로 유입되려면 실적 모멘텀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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