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혜리(21)는 인터뷰할 때도 ‘응팔‘의 덕선이였다. 목소리도 크고 또랑또랑했으며 유쾌했다. 그렇게까지 큰 목소리로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최선을 다하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혜리의 소속사 대표와 이사는 “‘응팔’속 혜리의 모습은 우리가 매번 본 모습과 같다”고 말해주었다. 둘째의 설움을 지니고있는 드라마속 둘째 딸과 달리 실제로는 첫째 딸인 혜리는 최근 부모님에게 차를 바꿔주었다. 나이에 비해 철이 일찍 들어보였다. 자신의 두살 아래인 여동생이 “언니가 꼭 보라(덕선의 언니) 같았다”고 말했다고 혜리가 전해주었다.
혜리가 ‘응팔’의 덕선 캐릭터를 연기하며 돋보인 것은 예뻐보이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덕선‘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공중전화박스 유리에 얼굴을 눌러 못난이를 만드는 등 멜로 여주인공과는 거리가 먼 덕선이를 탄생시켰다.
여주인공이 왜 예쁘게 보이고 싶지 않았겠는가? 혜리는 택(박보검)과 키스신을 촬영했는데, 둘 다 첫 키스신이었다. 북경 호텔에서도 했고 꿈속 키스신도 있었다. “보검 오빠가 잘 리드해줘 키스신을 잘 찍었다. 예쁘게 나온 호텔키스신이 훨씬 좋다. 꿈속 키스신은 제 얼굴이 안예쁘다.”
혜리는 촬영전 덕선이라는 아이를 어떻게 하면 사랑스럽게 표현할지에 대해 신원호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감독은 혜리에게 직접 대사하는 걸 보여주기도 하면서 ‘망가지는 거를 두려워하지 말라‘면서 꾸며지지 않는 연기를 주문했다고 한다. 연기를 배우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혜리는 “감독님이 나 자신도 모르는 내 모습을 많이 봐주신 것이다”고 말했다.
“예뻐짐에 대해서는 내려놨다. 가수와 배우는 차이가 있더라. 걸그룹으로 무대에 설 때는 화장을 진하게 하고 속눈썹을 달고, 이런 걸 못하면 무대에서 빛이 덜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덕선은 고교생이다. 화장이 어울리지 않고, 똑단발이 어울린다. 성인이 되고나서야 립스틱을 바른다. 이처럼 외형이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납득이 됐다.
걸음걸이도 팔자(八字)로 약간 뒤뚱뒤뚱 거리며 걸으니 내려놓을 수 밖에 없다. 처음에는 약간 긴가민가했는데, 잘 찍어주시고 예쁘게 만들어주니까 오히려 사랑스럽게 보였던 것 같다. 그후론 감독님만 믿고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기자가 공중전화 신을 얘기하자 오히려 “예쁘지 않았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내가 얼굴에 비해 코가 매우 크다. 가수 할 때는 다른 부분의 화장을 진하게 해 코를 부각 안시킨다. 데뷔때에는 그걸 몰라 코가 엄청 커보였다. 그래서 ‘너는 코가 왔다갔다 하냐’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데뷔전 코 수술을 할 것,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콤플렉스를 드러내고 자신감 있게 표현하니까 오히려 괜찮은 것 같았다.”
혜리의 남편이 정환(류준열)과 택(박보검)중 택으로 밝혀진 것은 19회(전체는 20회)였다. 그 뒤에도 정환이 ‘지나가는 행인‘ 수준으로 보이자 ‘어남류’의 분노와 허탈감은 커져갔다. 하지만 혜리는 남편은 훨씬 그 이전에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제가 남편이 누구인지 안 것은 16화 끝나고다. 택이 영화를 보러가자고 해놓고 약속을 깬다. 내가 ‘되는 일도 없다’는 대사와 그 다음 행동에 궁금증을 표시하자 감독님이 ‘택이가 남편이니까‘라고 알려주셨다. 사실 나도 내 남편이 궁금했다. 제작진이 안 알려줘 혼란스럽기도 했다. 연기를 한 입장에서 늦게 아는 게 섭섭하기도 했다. 하지만 덕선 남편찾기는 전체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덕선이 행복했으면 한다.”
혜리는 경기도 광주의 시골에서 살다가 중학교때 서울 잠실로 이사왔다. 집이 작았다. 이사시켜 드리고 싶었다. 혜리가 일을 하게 되는 원동력은 가족이라고 했다. 혜리에게서 사랑 받고 자란 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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