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수치 낮춰 심혈관 질환 예방 토코페롤 · 비타민 풍부…피부보습 탁월

살짝 입을 벌린 단단한 껍질 사이로 양손 엄지손가락 끝을 집어넣는다. 손가락 끝으로 양 껍질을 밀어내니 그 사이로 피스타치오가 모습을 드러낸다. 쉽게 쪼개어지냐 아니냐는 복불복이다. 먹고 나면 수북이 쌓인 껍질도 버려야 한다. 손도 몸도 고생하는 불편함이 문득 신선하다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입안에 퍼지는 은은한 단맛, 독특한 향에 이끌려 자꾸만 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피스타치오는 견과다. 북미에서 중동지역, 지중해를 아우르며 더운 지역에서 재배된다. 여름의 끝자락과 초가을 사이에 숙성이 돼 강렬한 여름햇살과 선선한 초가을 바람의 기운을 품고 굳게 다문 입을 ‘딸깍’ 연다. 익을 때 껍질이 저절로 벌어지면서 나는 소리는, 들으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전설이 있어 피스타치오 나무 밑은 오랫동안 연인들의 밀월 장소가 돼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피스타치오의 껍질이 살짝 열린 모습은 마치 미소 짓는 얼굴과 닮았다. 그래서 지구 어느 곳에서는 ‘웃는 견과’(Smile Nut)로, 또 어느 나라에서는 ‘행복한 견과’(Happy Nut)라 불린다.

이름만큼이나 먹는 사람의 몸도 즐겁게 한다. 무엇보다 영양이 풍부한 대신 지방의 함량이 낮고 열량이 높지 않다.

피스타치오 1회 섭취량(30g)에는 13g의 지방이 들어 있다. 아몬드(15g)나 호두(18g)보다 적다. 게다가 열량도 160㎉로 같은 양의 다른 견과류, 이를테면 아몬드(170㎉)나 호두(190㎉)보다도 낮다. 특히 지방의 90%가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다.

김성웅 구로제통한의원장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며 “특히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B1, 칼륨, 철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빈혈과 성인병 예방은 물론, 섬유소가 풍부해 변비에 좋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스타치오의 천연 토코페롤과 비타민은 피부를 건강하게 만들고, 보습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뇌의 신경세포를 성장하게 만들어 두뇌 발달에 좋으며, 특히 치매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피스타치오는 장건강, 신진대사장애 그리고 혈당 감소에도 효과적인 식품이다. UCLA휴먼뉴트리션센터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피스타치오는 복부비만의 주 요인인 트리글리세르 수치를 감소시키고 체중감량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다소 수고스러운 ‘쪼개먹는 시스템’은 심리적으로 칼로리 섭취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니, ‘행복한 견과’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다른 견과류에 비해 열량이 높지 않다고는 하지만, 과잉 섭취할 경우에는 비만의 우려도 있다. 피스타치오도 너무 지나치면 되레 독(毒)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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