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미쟝센슈퍼하드왁스 제품 가격은 매장마다 천차만별이다. 개당 4500원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보다 무려 52% 비싼 928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 여기서 잠깐 문제하나. 편의점과 대형마트 중 이 제품의 가격이 제일 싼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보통 상식과는 거리가 먼 편의점이다. 이 제품은 편의점에서 사는 것이 대형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많게는 52%, 적게는 38%가 싸다. 보통 ‘대형마트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슈퍼는 110~120%, 편의점은 140%가량 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최근 우유나 커피 같은 생활형 음료는 물론이고 생리대와 치약 등 생활용품까지 편의점과 대형마트 간 가격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일부 제품의 경우 가격이 최대 80%포인트 정도 나는 등 가격 편차도 커 꼼꼼하게 따지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본지가 최근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세 곳의 대형마트와 CU, 세븐일레븐 등 두 곳의 편의점의 가격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븐일레븐과 CU의 경우 19개 상품이 일부 대형마트보다 최대 52%에서 적게는 9%가량 싼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은 3월 현재 CU와 세븐일레븐 등 두 곳의 편의점에서 ‘1+1’ 행사를 진행한 각 48개 상품 중 편의점 전용 상품은 제외했다.
이 같은 가격역전 현상은 최근 편의점에서 빈번해지고 있는 ‘1+1’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공정위 등 정부 눈치를 보느라 ‘1+1’ 행사에서 기획상품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사이, 편의점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오히려 ‘1+1’ 행사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CU 매장에서 태양의 마테차는 1200원에 팔았지만 1+1 행사로 실제 개당 가격은 600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마트에선 같은 제품이 1100원, 롯데마트 매장에선 800원으로 CU 매장 가격이 200~500원 더 싼 것으로 조사됐다. 코카콜라의 슈웹스레몬토닉(매장가 1700원) 역시 실제 개당 가격은 850원에 불과해 대형마트보다 150~650원 저렴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이 같은 생활음료의 가격역전 현상이 빈번했다. 서울우유 바리스타즈 카페라떼 225㎖(1000원)는 개당 가격이 500원으로 네 개 묶음으로 3400원에 판매한 대형마트보다 저렴했으며, 일부 행사상품은 대형마트보다 개당 최대 900원 싸게 구입이 가능했다.
가격역전 현상이 커피나 우유 같은 생활음료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일상생활을 하다 인근 편의점에서 급하게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생리대 같은 생활용품에서도 ‘1+1’의 힘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좋은느낌 뉴 울트라날개 중형36p의 대형마트 3사 가격은 9900원인 반면 18p의 동일상품을 편의점에서 구입할 경우 7900원으로 18p상품 두 개(36p)를 구입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1 행사 상품들은 통신사 15% 할인 혜택까지 중복으로 받을 수 있어 최대 57.5%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며 “행사 상품에 따라 대형 마트보다 저렴하게 구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1’ 행사 제품이라고 모든 상품이 편의점이 싸지는 않다. 일례로 세븐업캔(1100원)은 편의점에서 1+1 행사로 개당 가격이 550원했지만,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6개 묶음에 각 3000원, 3010원으로 편의점보다 싼 것으로 조사됐으며, 일부 품목은 A 대형마트보다는 싸지만, B 대형마트보다 오히려 비싸는 등 품목에 따라 가격 편차가 커 ‘알뜰 쇼핑’ 셈법이 복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가격제’를 표방하는 대형마트가 이처럼 업태 간 가격역전 현상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1+1’ 행사의 허실 때문이다. 불황 탓에 고객들이 불필요한 구매를 기피하고 있는 데다, 유통법 시행으로 1+1 행사를 할 경우 포장비 등 유통업체의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정위 등에서 대형마트 업계에 1+1 행사를 자제하도록 주문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1+1 행사나 제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기획전 등으로 돌리고 있지만 일부 품목의 경우엔 편의점이 더 쌀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상품 자체의 가격을 낮추는 데에 주력하고 있을 뿐 아니라, 편의점 행사상품의 경우 계속 바뀌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제품이 대형마트보다 싸다고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hanimom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