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군 호림부대가 백담사의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 규명 결정 내용은 믿을 수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19부(부장 노태악)는 전모 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과거사위는 지난 2010년 5월 전 씨를 강원 북부 지역 민간인 희생사건의 희생자로 확인하는 내용의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
북파 특수부대인 국군 호림부대가 1949년 7월 무렵 당시 북한 점령 지역이던 강원도 인제군의 백담사 인근에서 작전을 수행하다 전 씨를 살해했다는 것이었다. 과거사위는 “군인들이 밥을 달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쌀이 없다고 하자 어머니를 끌고 숲으로 끌고갔고, 세 발의 총소리가 난 뒤 어머니를 찾으로 가니 유방이 잘린 채 잣나무에 묶여 있었다”는 아들 정 씨의 진술을 그대로 인정했다.
이후 전 씨의 유족들은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과거사위의 결정을 근거로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전 씨가 학살당했다는 것을 입증할만한 증거라고는 호림부대가 당시 인근에서 작전을 수행했다는 점 외에는 유족 등 주변인들의 진술이 전부였는데, 객관적인 상황과는 부합하지 않는 점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아들 정 씨가 어머니의 사망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못한 점, 정 씨가 밝힌 자신의 당시 나이와 형제간 나이 터울로 따져본 나이에 차이가 나는 점, 호림부대에 학살당했다면서도 6ㆍ25전쟁 발발 이후 남쪽으로 피난을 간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정 씨의 진술을 쉽게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과거사위의 진실규명결정은 정 씨 본인의 진술만을 듣고서 한 것에 불과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전 씨가 호림부대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