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경제를 위해 든든한 허리가 되는 중견기업이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을 본 지면을 통해 피력한 바 있다. 그러면 기업이 강해지려면 어떠해야 할까?

그 답은 인재에 있다.

너도나도 핵심인재를 외치던 때가 있었다. 특히 기술중심 기업의 경우 한명의 유능한 인재가 수백명의 평범한 직원보다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경쟁력 있는 인재가 있으면 비싼 돈을 주고라도 모셔오려고 경쟁했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떤가. 적지 않은 수의 그 핵심인재들은 장기적으로 기업에 뿌리내리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기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가장 비싼 값에 사주는 기업을 찾아 옮겨다니길 반복하고 있다. 어쨌든 그 과정에서 경쟁력을 키웠으면 회사가 손해 본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 사이 기존 직원과의 사이에서 발생한 위화감이나 임금격차, 그로 인한 좌절감이 많은 기존 직원들을 수동적으로 만들거나 떠나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허리가 약해진 기업들은 다시 허리를 보강하고자 외부의 인력을 채용하는 수고를 반복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업무의 숙련도,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떨어지는 직원의 수는 점차 늘어나게 되면 결국 기업의 성과는 하향곡선을 그리게 될 수도 있다.

소수의 핵심인재를 영입해 우대하는 것과 다수의 숙련된 직원들이 오래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이익일지 확인하긴 어렵다. 하지만 사례들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 경영대학원 짐 콜린스 교수는 산업평균 보다 현저히 우수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낸 ‘위대한’ 기업들의 특성을 분석한 ‘굿 투 그레이트’(우량에서 위대로)라는 책을 냈다. 책에서 콜린스는 내부인재에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그들이 성장해 기업의 CEO가 된 것을 위대한 기업의 공통점 중 하나로 꼽았다. 위대한 기업으로 분류된 11개 기업 중 10곳이 그랬다.

필자가 몸담은 셀트리온은 이런 경향을 중간관리자에게서 확인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벤처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새롭게 무언가 해보겠다는 도전의식으로 가득찬 신입사원들과 경력이 짧은 제약업계의 젊은이들이 주축이다. 공채1기 직원들의 근무연수가 이제 12년에 불과하지만 셀트리온은 그들과 함께 ‘국내 최초’, ‘세계 최초’의 성과들을 만들어냈다. 지금 그들은 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물론 내부인재를 키우는 일도 쉬운 게 아니다. 믿었던 직원이 떠나가기도 하고, 아무리 기다려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그렇게 그들의 마음을 얻으면 언젠가는 그 믿음에 대한 보답이 온다.

직원을 더하고 뺄 수 있는 숫자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대할 때 그들은 딱 그만큼 회사에 기여하고 자신들이 기대하는 보상을 받는 일에만 집중한다. 일을 적게 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면 직원도 회사도 만족하지 못하게 되고 오래 함께 하며 회사를 발전시킬 수가 없다. 믿고 기회를 주다보면 회사의 허리가 되는 중간관리자들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다. 회사는 어느새 몰라보게 강한 기업이 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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