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3’는 유희열에겐 도전이고 모험이었다. 대기업 사이에 낀 ‘중소기업’이었으며, 스스로를 ‘동네빵집’이라 부를 만큼 부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TOP3가 선정되며 결승을 향해가고 있는 ‘K팝스타3’에서 유희열의 프로듀서이자 심사위원으로서의 진가는 다시 한 번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10월 SBS는 ‘K팝스타3’ 관련 중대발표를 한다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프로그램을 이끌던 심사위원의 변화였다. 가요계 3대 기획사로 군림하며 K-팝(Pop) 전성기를 연 SM, YG, JYP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세 명의 얼굴이 심사위원으로 자리했던 ‘K팝스타’는 각사의 색깔이 고스란히 투영된 인재 성장 프로그램으로도 주목받았다.
시즌3의 변화는 SM엔터테인먼트의 보아를 대신해 안테나뮤직의 유희열이 함께한다는 데에 있었다.
당시 유희열은 “‘안테나뮤직’은 ‘K팝스타’에 들어오기엔 너무 작은 회사라고 생각했다. 우린 YG나 JYP같은 시스템도 전혀 없다“며 “이 두 분이 몸 담은 회사는 시스템 체제와 육성 체제가 잘 돼 있는데 안테나뮤직은 자유방임주의다. 식당도 없고, 안무실도 없다. 지하 단칸방 같은 곳에 작게 있다. 중소기업의 대표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작은 동네 빵집이다”고 말했다.
단 하나 자신했던 것은 연출을 맡은 박성훈 PD로부터 나왔다. “유희열은 양현석, 박진영과는 배율이 다른 현미경이기에, 다른 각도에서 스타를 찾아내는 데에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동네빵집’이었고, 오디션 초짜였던 유희열은 진면목은 사실 첫 회부터 엿보였다. 유난히 기타를 둘러메고 오디션 현장을 찾는 참가자가 많았던 시즌3에서 유희열은 뮤지션 선배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조율이 되지 않아 소리가 흔들리는 김아현에게 ”기타 조율을 다시 하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어쿠스틱 감성으로 악기를 들고 나온 수많은 여성 참가자들에게 “우리나라 인디 음악신에서 무수히 많이 봐오던 노래와 감성”이라는 날카로운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엄격하기보단 자상하고 따뜻한 조언과 격려가 늘 뒤따라왔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하자 유희열에게도 부담이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도전자 캐스팅을 마무리한 이후 유희열은 극심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동네빵집’이라지만, 유희열은 안테나뮤직이 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아이들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의 개인 녹음실을 아이들의 연습실로 바꾸며 할 수 있는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부러 “YG, JYP랑 별 차이 없다”고 공언했지만, 유희열은 양현석과 박진영에게 “아이들의 인생을 내가 망치게 될까 걱정되고 부담감이 커졌다. 악몽까지 꿨다. 우리 아이들 6명이 다 떨어지는 꿈을 꿨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당시 안테나 뮤직이 캐스팅했던 6명은 홍정희, 피터한, 권진아, 썸띵, 샘김, 허은율이었다.
지금 ‘K팝스타3’의 TOP3에 안테나뮤직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던 2명의 참가자가 이름을 올렸다.
유희열은 당시 도전자들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도 두 명의 심사위원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선택의 기회가 먼저 주어졌을 때에도 단연코 눈길을 끌었던 댄스신동들은 선택하지 않았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악기를 다루며 노래와 편곡이 가능한 아티스트형 참가자를 선호했다.
불과 15세의 나이로 출사표를 던졌던 샘김은 ‘기본기 부족’과 노래 중반부 이후 빨라지는 박자감이 지적되곤 했지만, 유희열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어린 소년의 잠재력을 끊임없이 신뢰하며 원석을 알아봤다.
유희열의 안목이 증명된 건 지난 23일 방송에서엿다. 샘김은 ‘너뿐이야’를 선곡해 수려한 기타 애드리브와 안정감 있는 보컬로 놀라운 성장을 보이며 심사위원뿐 아니라 시청자까지도 사로잡았다. 결국 양현석 박진영도 샘김에게 매료됐고, 30일 방송에선 벤 이 킹의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를 부르며 소울 본색을 드러내 TOP3에 안착했다.
유희열이 매번 “소리없이 강하다”는 칭찬을 안겼던 권진아 역시 매회 잠재력이 터져나오며 ‘K팝스타3’의 숨은 강자로 떠올랐다. 들고 나오는 곡마다 특색있는 편곡에 권진아만의 해석력이 더해지자, 방송 이후엔 단연 화제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오디션 출발 당시 의문부호가 찍힐 수도 있는 도전이었고, 자신이 선택한 6명의 도전자가 모두 탈락할까 부담감도 토로했던 유희열이지만, 파이널을 향해 가는 지금 유희열의 진가는 다시금 인정받게 됐다. 특히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의 재능에 인간적이고 따뜻한 진심이 담긴 조언은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켰던 심사위원과도 차별화된 모습이었기에 ‘K팝스타3’ 신의 한수는 유희열의 영입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번 시즌을 통해 제작진은 3사 위크(week)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현재까지 YG와 JYP 위크가 진행된 가운데 다음주 세미파이널을 앞두고 예정된 TOP3의 ‘안테나뮤직 위크’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달 6일 방송될 ‘K팝스타3’에선 버나드 박, 권진아, 샘 김이 안테나 뮤직을 찾아 유희열과 특별한 시간을 가진 뒤 결승에 오를 2명을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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