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ㆍ한희라ㆍ홍석희 기자]연말 금융권 구조조정 한파가 거세다.
은행은 물론, 증권, 카드, 보험사까지 금융권 전반에 대규모 희망퇴직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은행권 퇴직자수는 지난해의 두배인 약 3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4만3000명에 육박했던 증권맨도 올 9월 3만6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5년새 7000명이나 되는 인원이 여의도 증권가를 떠난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 희망퇴직에도 금수저와 흙수저로 급이 확연히 나뉜다. 생존에 대한 위기의식과 미래 불안감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지만, 대우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퇴직금 이외에 5년치 연봉을 위로금으로 챙기는가 하면, 1년치 미만의 임금만 받고 쫓겨나듯 하는 희망 퇴직자도 있다.
구조조정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좋은 조건의 희망퇴직 조건을 내세운 곳은 단연 한국SC은행이 꼽힌다.
최근 특별퇴직을 시행한 SC은행은 퇴직금 외에 근속기간별로 32~60개월의 특별 퇴직금을 추가 지급했다.
또 1인당 1000만원씩 최대 2000만원의 자녀학자금, 재취업 또는 창업 지원금 2000만원도 별도 지급했다.
파격적인 조건 탓에 기존 법정퇴직금과 함께 최대 6억원 이상을 수령하는 이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유례없는 퇴직 조건 탓에 너도나도 희망퇴직을 간절히 ‘희망’하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최근 퇴직자는 961명으로 전체 직원(5182명)의 18.5%에 달했다. 두둑한 특별퇴직금 때문에 일부 행원들은 희망퇴직 대상에서 ‘탈락’할까봐 전전긍긍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KB국민은행도 올 상반기 5년 만의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1122명을 내보냈다.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의 경우 기본 24개월 급여에 직급에 따라 3개월(지점장은 1개월 더 추가)까지 급여를 지급받았고, 일반 직원은 기본 30개월에 추가로 6개월까지 더 받았다.
여기에 취업지원금 2400만원도 정액으로 지급됐다.
다음달 311명을 희망 퇴직시키는 신한은행의 조건도 남부럽지(?) 않다. 신한은행은 위로금 명목으로 직급별로 평균임금의 최소 24개월치에서 최대 37개월치를 지급한다.
또 퇴직자는 전직 창업지원금 1000만원이 지원되고 고등학교 입학예정인 자녀 2명까지 최대 5600만원 또는 중학교 2학년 이하 자녀 수에 관계없이 1000만원을 정액으로 받는 2가지 조건의 자녀학자금도 주어진다.
‘전직지원제도’란 명목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최소 9개월서 최대 30개월치의 급여를 특별 퇴직금으로 준다. 최대 금액인 30개월치는 1960년 7월에서 12월 출생자들이 받았다.
이밖에 2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은 받는 KEB하나은행의 특별 위로금은 최소 24개월에서, 최대 36개월치의 급여로 근속연수에 따라 차이가 난다.
임금피크제 실행을 앞두고 마지막 희망퇴직을 실시한 IBK기업은행은 직전 해 연봉의 260%를 받을 수 있다. 지점장급의 경우 3억~4억원의 희망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조치로 연간 수익이 67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카드업계도 감원 한파에서 예외가 아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직급에 상관없이 7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2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자들에게는 기본 24개월치 월급에 연령과 직급에 따라 추가로 6개월치 월급을 지급해 최대 30개월치를 준다.
앞서 지난달 100여 명을 전직지원 등 형태로 사실상 감원한 삼성카드는 최장 2년간 휴직할 수 있고 이직을 고려하는 전직자에게는 정착지원금과 컨설팅, 창업교육 등을 진행한다. 직급에 따라 다르지만 최고 2~3억원 가량으로 두둑하게 챙겨 준 것으로 알려진다.
보험사의 경우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희비가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상시 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삼성화재의 경우 별도로 공지된 바는 없지만, 직급이나 근무기간에 따라 부장급이 2~3억원 가량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최근 희망퇴직 공지가 나간 MG손해보험은10~12개월의 급여만 주어질 뿐 다른 위로금이 전무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매년 노동자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증권가도 내년 어김없이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2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근속 연수에 따라 16~20개월치 월급을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키로 확정했다.
증권가는 대형 인수합병이 계속될 수록 감원 바람은 더 매섭게 불어닥칠 것으로 불안해한다.
본입찰이 실시된 KDB대우증권의 인수합병이나 여전히 시장의 유력 매물로 거론되는 현대증권 그리고 제조업 회사가 보유한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증권업계에선 일단 매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사가 가진 증권사들이야 업종 시너지가 있다. 그러나 제조업이 주력인 기업이 증권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시너지가 크지 않다”며 “시중에는 OO증권, OO증권 등이 매물이라는 식의 얘기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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