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확연히 달랐다. 쇼크도 없었고 발작도 없었다. ‘섬세한 균형 잡기(delicate balancing act)’가 말 그대로 잘 진행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7일 7년간의 제로금리 정책을 끝내고 기준금리를 0.0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의장인 옐런은 “과열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말했다. 시장은 큰 혼란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2013년 5월 전 세계 금융시장은 일명 ‘버냉키 쇼크’로 요동을 쳤다. ‘양적완화를 축소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 때문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간 유지된 통화정책 출구전략(exit strategy)의 시작이었다. 미국은 물론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고, 신흥국가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이른바 ‘테이퍼링 발작(taper tantrum)’이 일어났다. 연준은 2013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월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씩 줄이기로 결정했다. 2014년은 ‘테이퍼링의 해’였다. 모두 7차례의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됐고 10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종결됐다.
그 후로는 줄 곧 금리 인상 시기가 관건이었다. 따지고 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지구촌의 조용한 반응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 경제는 확실한 회복기조에 들어섰고, 시기만 저울질 해 오던 조치였다. 이미 불안 요인은 상당부분 반영됐다.
예상보다 조용하다지만 전 세계가 맞이할 경제적 변화는 엄청나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와 글로벌 유동성의 미국 환류는 달러 빚으로 내수를 확장하고 투자를 진행해 온 신흥국 경제에 큰 타격이다.
그 강도는 신흥국 각국의 펀더멘털 여건에 따라 다르다. 다행히 우리 금융시장은 든든한 편이다. 여러차례 예방주사를 맞았고 경제 활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꾸준한 무역 흑자에 외환보유고 역시 넉넉하다. 남미, 러시아와는 다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지난달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 1조원은 지난 10년간 외국인의 월평균 주식 매도 평균액 2조5000억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 안정 유도의 목적도 있겠지만 실제를 반영한 말이기도 하다.
이제 관심은 인상의 폭과 시기다. 시장은 느린, 소폭 인상을 원한다. 전문가들은 내년 1년 동안 0.5~1% 가량을 예상한다. 그리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1.5%)와 비슷한 수준이 되는 셈이다. 10년 만기 장기 채권은 2% 언저리에서 한ㆍ·미가 비슷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도 내년 언제쯤 금리 인상을 해야할 것이다. 준비는 하되 성급할 이유가 없다. 국가와 개인 마찬가지다.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다.
이럴 때 다시 새겨 볼 루즈벨트 대통령의 격언이 있다. “두려움 그 자체 이외에는 두려워할 것이 없다. (nothing to fear but fear it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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