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내쫓기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대책을 마련했다.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건물주와 세입자간 ‘상생협약’을 유도하고 건물주에게는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리모델링 비용’ 3000만원을 지원해준다.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이나 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젠트리피케이션 예방대책’도 병행 수립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임대인, 임차인(세입자), 지역 주민, 전문가,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대책이 적용되는 지역은 대학로, 인사동, 신촌ㆍ홍대ㆍ합정, 북촌, 서촌, 성미산마을, 해방촌, 세운상가, 성수동 등이다. 이들 지역은 서울시가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곳이다.
서울시는 이들 지역에 건물주-임차인-지자체간 상생협약 체결을 추진한다. 상생협약에서 건물주는 임대료 인상 자제를, 임차인은 호객행위 금지를, 지자체는 가로환경개선 등 행정지원을 약속한다. 다만 강제성이 없는 만큼 얼마나 많은 건물주가 참여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구속력이 없어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상생협약이 파기될 수 있다.
서울시가 직접 부동산을 사거나 빌려 지역 영세 소상공인과 문화ㆍ예술인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해주는 사업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오는 2017년 착공을 목표로 100석 규모 소극장 20개가 모여있는 몰(Mall) 형태의 연극종합시설을 대학로에 건립할 예정이다. 성수동과 해방촌에는 박스숍 등 시설을 만들어 영세 소상공인과 사회적기업에게 대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최소 5년 이상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장기안심상가’를 운영한다. 서울시는 건물주에게 리모델링 비용 3000만원을 지원해주고 건물주는 최소 5년 이상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임대기간을 보장한다. 서울시는 지역과 거리를 대상으로 공모하고 대상지가 선정되면 참여를 원하는 상가를 장기안심상가로 지정한다. 장기안심상가는 내년 하반기 중으로 첫 선을 보인다.
서울시는 올해 말부터 소상공인 직접 상가를 매입할 수 있도록 8억원 범위 내에서 매입비의 최대 75%까지 시중금리보다 1%포인트 낮게 장기대출하는 방안도 시행한다. 현행 금융기관에서는 건물 매입비의 50%를 대출해 주지만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보증지원으로 25%를 추가 지원하고 금리 1%포인트는 시가 이자차액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3.67% 금리에 5억원을 대출하면 이자 비용이 당초(월 153만원)보다 42만원 정도 경감된다.
서울시는 마을변호사와 마을세무사 60명으로 구성된 젠트리피케이션 전담 법률지원단을 운영하고 ‘서울시 상가임차인 보호를 위한 조례’도 제정한다. 아울러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서울시설공단 등 시 투자ㆍ출연기관이 보유한 상가 약 5700개의 임대료 상승도 억제할 방침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도시계획 수단도 동원된다.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이나 정비사업을 준비하면서 관리계획을 수립할 때 ‘젠트리피케이션 예방대책’을 함께 수립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과 ‘젠트리피케이션 특별법’ 제정으로 중앙정부와 국회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test10298@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