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시청자의 사연을 받지만 실제로는 우리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신동엽)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즐겁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것이 ‘안녕하세요’의 강점입니다.” (정찬우)
누구나 안고 사는 흔한 고민이 공중파 TV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오자 ‘킬러 콘텐츠’가 됐다. 3년간 대화 단절 상태에 놓인 모자의 고민, 성형 오해를 받는 자연미인, 외모는 김태희인데, 청소와는 담을 쌓은 20대 여성, 오빠가 심부름을 너무 시켜 화가 치민 동생 등 시청자들이 보내온 사연은 숱하다.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 그 흔한 조작과 방송을 이용한 홍보 논란에 휩싸일 때도 ‘안녕하세요’를 둘러싼 잡음은 지난 4년간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다. 방송 이후면 ㅇㅇ녀, ㅇㅇ 엄마 식의 이름이 붙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도배하는 일도 다반사다.
월요일 안방을 책임지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KBS2 ‘안녕하세요’의 MC들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실 MC들에게도 이 프로그램이 가지는 의미는 남달랐다. 갖은 송사에 휘말리며 방송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던 때에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게 된 신동엽, 공중파 MC 복귀작으로 화제가 됐던 이영자, ‘안녕하세요’를 통해 첫 공중파 MC를 맡게 됐던 컬투. 2010년 11월 첫 방송돼 벌써 4년이 지났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와 처음 만나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있는듯 보였다. MC들에겐 저마다 새로운 시작이었고, 도약이었으며, 각오를 되새겨야할 자리가 바로 시청자와 직접 소통해야 하는 이 프로그램이었다.
‘안녕하세요’는 매회 폭발적이고 파괴적인 반향을 불러온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으로 한 자리를 지키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간 예능이었다는 데에 의미가 깊다.
신동엽은 여타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으로 ‘진정성’을 꼽았다. “MC들끼리 ‘안녕하세요’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는 신동엽은 “전문가 한 명을 모셔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어떨까 고민한 적도 있지만, 방송에 나와 자신의 은밀한 이야기, 치부를 드러내고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데도 치유받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일반인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지하게 고민을 들어주고 나누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신동엽은 “시청자의 사연을 받지만 실제로는 우리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고, 김태균은 “녹화를 하러 올 때 마다 일을 하러 오기보다 치유 되어 가는 느낌”이라고 한다.
정찬우가 생각한 ‘안녕하세요’의 차별점과 강점은 유쾌함과 공감이었다.
“‘안녕하세요’는 사실 슬프고 안타까운 사연도 많지만 그 슬픔에 집중하지 않고, 그 안에서 밝은 부분을 찾아 즐겁게 풀어나가고 있다”며 “유쾌함을 찾아 방송을 하려는 노력이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녹화를 하다 보면 방송 여부와 관계없이 내가 너무 진지해지고, 출연자들의 사연에 빠져 장황하게 충고를 할 때도 있다”며 “개개인의 사연인 것 같지만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몰입도가 높다. 가슴으로 하나가 되는 장이 된다”고 프로그램의 공감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이영자는 네 명의 MC들 역시 평범한 보통사람이었다는 점을 프로그램의 장점으로 들었다. “‘안녕하세요’는 대단한 재벌가의 사람들이나 특출난 사람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우리 MC들도 특출난 사람들이 아니다. 가정의 어려움과 아픔이 있었다. 당연히 일반인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열린 마음으로 출연자들과 만나는 것도 프로그램의 장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든 예능 프로그램엔 수명이 있다. 현재의 ‘안녕하세요’는 무리없이 잘 정착해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방송3사 예능 세계에선 매일 같이 생존경쟁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제작진을 비롯한 MC들에게도 프로그램의 생명 연장을 위한 고민은 깊어 보였다. 4년이나 방송이 이어진 만큼 시청자 사연의 다양성이 예전같지 않은 것도 고민의 대상이었다.
신동엽은 “최근 제작진과의 식사자리에서 우리 프로그램이 정체된 것은 아닌가, 변주를 줄 수 있다면 생명력이 더 길어지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며 “큰 변화는 아닐지라도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동엽은 “‘안녕하세요’를 만약 중국에서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얼마나 많은 사연이 쏟아지겠냐”며 “잠깐 그런 생각도 했고, 통일이 돼 북쪽 사람들에게 사연을 받는다면 10년 정도는 편안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안녕하세요’가 오래 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정찬우는 “이제는 겹치는 사연들이 있지만 그럴지언정 사람이 다르고, 살아온 인생이 달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며 “변화가 필요하긴 하지만 국민들의 고민이 있는 이상 따뜻하게 계속 같이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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