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오는 2020년이후 국제사회의 ‘신기후체제’를 결정할 제21차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30일(현지시간)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후협상’의 쟁점과 도출될 합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달 11일까지 2주간 진행되는 파리 당사국총회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기후변화 대응방식을 규정한 과거 교토의정서의 적용 기간이 끝나는 2020년이후 적용될 ‘신기후체제’에 대해 196개 당사국 대표와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사회, 전문가 등 4만여명이 참여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이행 방안 등을 주제로 치열한 협상을 벌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협약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협력해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목표를 담은 국제협약이다. 1992년 채택해 1994년 발효됐다. 우리나라 등 196개국이 가입했다. 총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1995년부터 매년 1회 열리며, 협약 이행방법 등 주요 사안을 결정한다. 당사국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정책 수립, 보고서 제출 의무가 있다.

이번 파리 총회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해 새로운 룰을 만드는 회의. 국제사회가 2012년부터 정부간 협상을 진행해온 신기후체제 논의를 올해말까지 타결짓고 합의문인 ‘파리의정서’를 어떤 내용을 담아 채택하게 될지가 포인트다. 우리나라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을 포함해 환경ㆍ외교ㆍ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 13개 부처로 구성된 정부대표단과 산업계,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 ‘파리의정서’ 채택되나=최근 미국, 중국, 프랑스 등이 신기후체제 출범을 위한 의지를 표명해 총회의 협상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파리 당사국총회에서 협상 요소별로 주요 원칙과 방향을 담은, 신기후체제의 근간이 될 문서인 파리의정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각국의 목표에 대한 국제법적 구속력 여부, 목표 설정 방식, 개도국 재정지원 계획 등 일부 쟁점에서 국가별 의견이 대립해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지난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돼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주요 온실가스를 정의하고, 선진국에 감축 의무를 부여했지만 감축목표를 각국에 ‘하향식’으로 부과한 결과, 미국의 비준 거부, 캐나다의 탈퇴, 일본·러시아의 기간연장 불참 등 한계를 드러냈다. 우리나라에 감축 의무가 부과되지 않았다. 그러나 신기후체제는 교토의정서와 달리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모든 국가가 감축에 참여하고, 스스로 정한 목표를 이행하는 ‘상향식’으로 운영된다. 당사국은 연말까지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해야 한다.

올해 총회는 각국의 목표를 토대로 향후 주기적인 감축목표 갱신 방안, 이행 점검 절차 등을 결정한다.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장기 목표다.

▶총회 쟁점과 일정=이번 총회는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을 맞춘 교토의정서와 달리 감축 외에 적응, 재정지원, 기술이전 등 다양한 보완책을 논의한다. 쟁점은 6개 분야다. 감축, 적응, 투명성, 재원, 기술, 역량 배양 등이다.

감축은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량을 스스로 결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다. 5년 단위로 후속 목표를 제출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적응 이슈로는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각국의 새로운 에너지 개발·확충 등 적응계획 수립 방안이 다뤄진다. 개도국 지원 재원 마련을 비롯해 ▷이행 현황을 투명하게 점검할 시스템 마련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적응 기술 개발과 개도국 이전 ▷양자·다자·지역 차원의 협력을 통한 역량 강화 등도 논의한다. 핵심은 모든 국가가 참여해 자발적인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잘 이행할 수있도록 지원 및 검증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번 총회는 전체 일정인 당사국총회(11.30∼12.11)를 비롯해 정상회의(11.30), 신기후체제 협상회의(12.1∼5), 부속기구회의(12.1∼4), 고위급회의(12.7∼8) 등이다. 정상회의는 각국 정상의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는 행사로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한다. 협상회의는 2020년 이후 준수할 국제규범을 논의한다. 고위급회의는 장관급 행사로, 기조연설을 통해 각국의 입장을 발표한다.

총회 결과물은 크게 4가지가 예상된다. 합의문(일명 파리의정서), 총회 결정문, 각국의 기여방안, 기후행동 선언문 등이다. 결정문은 합의문 이행을 위한 세부규칙과 구체적 작업 계획을 담는다. 각국의 기여방안은 총회 사무국이 종합보고서 형태로 정리한다. 아울러 각국 정부와 비정부 참여자들이 함께 기후변화 행동계획 또는 선언문 등을 다수 발표할 전망이다.

▶국내 산업계 대비 필요=온실가스 감축이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강도로 이뤄지게 될 지에 따라 우리나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합의결과에 따른 산업계의 대비가 필요하다.

온실가스 감축 방식은 각국 실정에 따라 다르다. 크게 절대적 방식과 상대적 방식이 있다. 절대적 방식은 특정 기준년도 대비 절대량을 제시하는 형태다. 이 방식을 채택한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상대적 방식은 우리나라처럼 미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망하고 특정 시점 전망치에 대비해 감축 목표를 내놓는 것이다. 정부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안을 올해 6월 말 발표했다. 감축 의무를 둘러싸고 각국이 첨예하게 대립해 ‘공약’이라는 용어 대신 자율성을 강조하는 중립적 용어인 ‘기여방안’(INDC)을 쓴다. 현재 170여개국이 유엔에 감축공약(기여방안)을 냈다. 이를 합하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줄일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의 감축안은 국제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산업계와 환경단체의 입장은 엇갈린다. 산업계는 목표가 과도하다며 반발한다. 반면 환경·시민단체는 정부 목표치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낮고, 37% 중 산업부문의 비중은 12%에 불과해 업계의 부담이 크지 않다며 2009년 발표안보다 후퇴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총회 이후 감축목표 이행과 산업계의 경쟁력 유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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