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ㆍ김대연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상호출자 제한을 위반해 보유중인 금호산업 지분 12.8%를 프랑스 나티시스(Natixis) 은행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아시아나항공의 한 주요 주주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중인 금호산업 지분 422만주를 주당 1만2650원에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총액으로는 540억원 규모가 된다.
일단 상호출자금지 위반에 따른 의결권 제한(10% 초과보유)을 피하기 위해 3%가량을 우선 매각하고, 4월 중순 께 나머지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계약조건이다. 이른바 총수익맞교환(TRS, Total Return Swap) 방식으로 매각대금의 2.7~4%의 고정금리 수익, 즉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매각당시 정한 기준주가보다 금호산업 주가가 상승하면 아시아나항공이 수취하고, 반대로 하락하면 아시아나항공이 그 차액을 보존하는 조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변동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단, 계약이행에 대한 일종의 담보물로 아시아나항공은 매각대금 중 100~200억원 정도는 나티시스가 인출할 수 있는 애스크로(escrow, 조건부 양도) 계좌에 넣는 조건이다. 즉 실제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금액은 애스크로계좌 금액을 뺀 340~440억원 규모가 되는 셈이다.
이같은 방식은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넥스젠캐피탈 등과 맺은 계약조건과 유사하다. 넥스젠캐피탈은 나티시스의 계열회사다. 단, 상호출자제한을 피하기 위핸 거래인만큼 아시아나항공이 이 지분을 ‘되살 조건(Put Back Option)’은 달려있지 않은 게 현대그룹과의 차이점이다.
나티시스는 2010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할 당시 1조2000억원의 인수자금을 빌려오려 했던 곳이다. 하지만 당시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해외법인 아니라 본사를 상대로 한 대출이라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외국환 거래규정은 현지금융으로 조달한 자금을 국내에 유입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따지면 우회보유(parking)를 통한 상호출자제한 위반으로 해석할 여지는 크지 않다”면서도 “금호아시아나가 어려워진 이유가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과정에서 주가와 연계된 자금조달 계약이었고, 현대그룹도 주가연계 계약 탓에 재무적인 어려움이 큰데, 이번 계약도 자칫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모기업 금호산업 기업어음(CP) 790억원을 출자전환 하면서 지분 12.8%를 취득한다. 하지만 오는 4월 22일까지는 상호출자 지분을 해소해야 한다. 특히 10% 초과분을 27일 주주총회 전에 해소하지 못하면 30%에 달하는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등기임원 후보에 올라있다. 금호산업 의결권이 행사되지 못하면 선임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동생이지만 사이가 벌어진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이 자칫 의결권에서 2대주주에서 1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진행중인 딜에 대해 우리가 정보를 확인해주거나 얘기해 줄 수 없다”면서 “협상 중인 곳도 한 군데가 아닌데, 협의해 나가고 있는 상황인데 마치 확정적인 것으로 언급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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