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트렁크 살인’ 김일곤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김일곤은 전혀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김일곤의 얼굴에는 피해의식으로 뒤덮인 분노만이 존재했다.

30일 오후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하현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트렁크 살인사건’ 첫 공판이 열렸다. 피의자 김일곤(48)은 공판 내내 죄책감을 보이지 않았다.

검사가 살인 등 죄명이 9개에 달하는 그의 혐의를 읊어 내려갈 때도 김씨는 당당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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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공판 내내 자신이 작성한 리스트에 오른 28명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른바 ‘김일곤 살생부’에 오른 사람들이다. 살생부에는 지난 5월 오토바이 접촉사고로 시비가 붙었던 A씨와 당시 사건 재판을 맡은 판사와 자신을 검거한 형사 이름 등이 올라있었다.

이에 검사가 ‘이번 사건과 살생부 명단의 사람들이 직접적 관련이 없어 조사를 안한 것’이라고 하자 김씨는 ‘관련있다. 조사 안하면 난 아무 말 않겠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국선변호인도 거절했다. ‘변호인 접견 할 때 나를 마치 담임선생으로부터 가정환경 조사 받는 학생처럼 대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피고인을 억울함 없이 대변해줘야 하는데 변호인은 사건과 무관한 내용만 물어봤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명단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피해를 받았다면 고소장이나 고발장을 작성하면 된다’고 명시했지만 김씨는 ‘고소, 고발은 처벌 목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 나는 처벌할 목적이 없다. 그들을 조사해 그 내용이 공개되길 원하는 것이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씨는 ‘내가 지은 죄를 인정하고 처벌을 받을 각오는 돼있다. 그렇지만 저 리스트에 오른 28명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외쳤다.

김씨는 재판정을 나서는 순간에도 검사를 향해 ‘아까 전과 기록 읽으면서 웃던데, 웃지 마라! 모두 짚세기처럼 엮이고 풍선처럼 불린 것이다’라고 외쳤다.

한편, 김씨는 지난달 9일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모(35·여)씨를 차량째 납치해 끌고 다니다 살해한 혐의(강도살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다음 공판은 내달 11일 오후 4시 1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