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심학봉(54) 전 의원에 대해 경찰에 이어 검찰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여전히 ‘봐주기·부실수사’ 논란이 남아있지만, 어쨌든 심 전 의원 자신이 스스로 의원 신분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사태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심 전 의원이 피해 여성에게 건넸다던 돈 2000만원 때문인데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살펴보시죠.
심 전 의원과 40대 보험설계사인 이 여성과의 인연은 재작년 시작됩니다.
2013년 두 사람은 경북 지역 인터넷 언론사 간부의 소개로 서로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러다 두 사람은 지난 6월에 다시 이 간부를 연결고리로 대구의 한 횟집에서 2년만에 재회하게 됐죠.
노래방까지 가면서 함께 놀며 관계가 급진전됐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게 됩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오빠, 동생이라 부르며 전화와 문자를 자주 했습니다.
그러다 심 전 의원은 지난 7월 12일 대구시내 한 호텔에 머물면서 이 여성에게 자신의 방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계속되는 요청에 이튿날 이 여성은 호텔에 가게 됐고, 둘은 이곳에서 성관계를 갖게 됩니다.
호텔에서 나온 이 여성은 심 전 의원이 자신의 가방에 넣어둔 30만원을 보고 일종의 화대(花代)를 받은 것 같이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후 심 전 의원과도 연락이 잘 닿지 않아 분이 치솟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지난 7월 24일 경찰에 나와 심 의원이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저질렀다며 그의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심 전 의원은 사실무근이며, 만난 사실조차 없다고 부인했었죠.
그런데 이틀 뒤인 26일 심 전 의원과 다시 자리를 갖게 됩니다.
이 여성이 두번째 경찰 조사를 받기로 한 전날에 말이죠.
이때 심 전 의원이 여성에게 200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다음날 경찰에 출석한 이 여성은 180도 바뀐 태도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성관계를 한 건 맞지만 온 힘을 다해 거부하진 않아 스스로 성폭행이 아니라며 처벌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당황한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게 됩니다.
이때 회유성 금품 수수 사실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죠.
검찰 조사에서 2000만원이 오고갔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여성은 강압성이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심 전 의원이 무협의 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검찰은 2000만원에 대해 사건 무마의 대가성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혐의 판단과 결부시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성폭행 혐의 자체가 입증되지 못했기 때문에 회유 목적 여부란 말 자체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죠.
불법 성매매에 해당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아는 관계이고 성매매가 사전 금원 제공에 한해서만 불법 요인이 발생된다는 점에 따라 이 역시 벗어날 수 있게 됐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찰과 검찰 모두 무혐의 결론을 내린 사건 때문에 현직 국회의원이 옷을 벗게 된 약간은 코미디같은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어됐든 이번 사건으로 고위 공직자에 대한 윤리기준이 높아졌길 바라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더 엄격한 처벌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고요.
또 의원의 개인 윤리 문제론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제명 처리가 시도됐다는 점이 나름 성과라면 성과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엔 기소 상태에서도 의원직을 버리지 않은 정치인들이 부지기수였기 때문이죠.
gil@heraldcorp.com
<‘심학봉 사건’ 일지>
7월 13일 대구 모 호텔서 성관계
7월 24일 분 느낀 여성이 경찰 신고
7월 26일 여성에게 2000만원 전달
7월 27일 2차 경찰조사서 진술 번복
8월 3일 심학봉 경찰조사 후 탈당
8월 4일 심학봉 국회 윤리위 제소
8월 5일 경찰 불기소 의견으로 檢 송치
8월 17일 대구지검 여성 집중 조사
8월 20일 심학봉 자택·사무실 압수수색
9월 16일 윤리위 의원직 제명안 가결
10월 1일 대구지검 심학봉 소환 조사
10월 12일 심학봉 의원직 사퇴
10월 20일 검찰도 무혐의 처분
gi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