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일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 “3국협력이 완전히 복원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역사문제에서는 한중일 3국간 차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국과 중국은 일본을 겨냥해 역사인식 태도변화를 촉구한 반면 일본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재개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만 강조했다.

한중일 3국의 역사문제를 둘러싼 온도차는 정상회의 모두발언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된 각국 정상의 ‘역사’ 언급 횟수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모두발언과 공동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역사’를 2차례, 리 총리가 4차례 언급했지만 아베 총리는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의장국 입장에서 리 총리에 비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정상회의 논의 내용과 관련, “유동적인 역내외 정세 속에서도 지난 3년여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3국간 실질협력이 진전돼 온 점을 평가했다”며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해 나간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의 평화ㆍ안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지난 2012년 5월 이후 위안부와 영토 등 역사문제로 인해 공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3국 협력을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리 총리는 한걸음 더 나갔다. 리 총리는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3국 협력은 타당하게 역사를 비롯한 민감한 문제를 처리하는 토대 위에서, 동아시아 지역이 서로 이해를 증진하는 토대 위에서 이루는 것”이라면서 “불행히도 우리는 가까운 세 나라인데 일부 국가들 간에 더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아베 총리에게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에 아베 총리는 “특정한 과거에만 초점을 맞추는 자세는 생산적이지 않다”며 한중의 역사인식 압박을 회피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에 가장 중요 과제인 납치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양 정상에게 강하게 호소했다”며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는 회피하면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이어진 중일 양자회담에서는 보다 노골적인 설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아베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향한다는 정신에 입각해야 한다”, “역사문제는 13억 중국인의 감정과 연관된 문제”, “일본이 진정으로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함으로써 책임 있는 태도로 관련 문제를 처리해 나가야 한다”고 하는 등 상당 시간을 할애해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일중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켜 가는 것은 나의 흔들림 없는 신념”이라면서 “2차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에 근거해 평화발전의 길과 전수방어 정책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며 리 총리의 공격의 예봉을 피했다.

한편 중일 양자회담에서 과거사와 남중국해 문제로 양국의 설전이 길어지면서 애초 이날 오후 7시 예정이었던 한중일 정상회의 환영만찬은 7시54분에야 시작됐고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1시간가량 기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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