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직접 미국까지 건너가 요청한 한국형 전투기(KF-X)의 4대 핵심기술 기술 이전이 미국 정부의 거부에 따라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한ㆍ미 양국은 KF-X사업 협력과 관련한 협의체를 구성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군 관계자는 16일 “한민구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합의한 협의체는 KF-X를 포함한 양국 방산기술 협력을 위한 워킹그룹”이라며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미국이 다른 나라와 방산기술 협력을 위한 워킹그룹을 설치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관계자는 또 “지금까지 KF-X 사업을 위한 한ㆍ미간 기술 협력은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록히드마틴이 해왔지만 앞으로는 한미 당국이 참가한다는 것”이라며 “사업의 기술적 리스크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 방침이 공식화되면서 우리 정부의 개발 스케줄에 차질이 생겼다. 기술이전을 고려해 예상한 개발완료 시점인 2025년을 맞추기 위해선 국내 독자개발 혹은 제3국과 협력개발이 필요하다.
당장 방사청은 4개 핵심기술을 국내 개발이나 제3국으로부터 확보하고 미국으로부터는 나머지 21개 기술을 이전받는 데 힘을 쏟아야 할 상황이다. 이들 21개 기술은 미 국무부의 기술 이전 심의를 받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협의체 구성으로 미국이 기술이전을 거부한 KF-X의 4개 핵심기술에 관해서도 상황 변화에 따라서는 부분적으로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4개 핵심기술을 우리가 상당 부분 개발에 성공하면 나머지 부분은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는 4개 핵심기술 가운데 다중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제외한 3개 체계통합기술은 상당 수준 확보했으며 AESA 레이더 체계통합기술에 필요한 로직도 제3국의 협력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ㆍ미간 협의체’에 대한 정부 당국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일각에선 협의체에 너무 큰 기대를 가져선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이 국가안보차원에서 빗장을 걸어둔 핵심기술을 쉽게 한국에 전수해주겠느냐는 것이다. 현재까지 미국은 우방국을 포함한 어느 국가에도 AESA레이더 기술을 이전해 준 적이 없다.
또 한편에선 협의체가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유용할 가능성을 미국이 감시하는 ‘워치독’으로 변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기술 유용 여부를 감시하는 활동은 방사청 방산기술통제관실 등 기존 조직이 담당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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