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천예선ㆍ윤현종 기자]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차 제왕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 ‘양대산맥’인 미국 테슬라모터스 엘론 머스크(44) 최고경영자(CEO)와 중국 비야디(比亞迪ㆍBYD) 왕촨푸(王傳福ㆍ49) 회장이다.

이들은 각국 전기차 1위 업체 수장으로, 내연기관차를 대신할 차세대 자동차로 전기차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EVㆍElectric Vehicle)란 전기만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친환경 자동차를 말한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배출되는 배기가스나 소음이 거의 없지만, 저유가 장기화와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으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폭스바겐이 전면에 내세웠던 ‘클린디젤’이 배기가스 조작이라는 희대의 사기극으로 들통나면서 반(反)디젤 정서에 따른 디젤진영 약세로 전기차 보급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전기차에 천착하는 두 억만장자들의 경영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美 전기차 ‘신화’ 엘론 머스크=엘론 머스크는 ‘천재’이자 동시에 ‘괴짜’로 통한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머스크는 테슬라 이외에도 전자결제서비스 ‘페이팔’과 우주개발 ‘스페이스X’, 태양광 ‘솔라시티’ 등 기업을 창업했다.

현재 자산은 132억달러(약 15조원)로 포브스 선정 400대 부자 34위에 올라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는 미국 퀸즈대학과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이후 스탠포드대에서 에너지물리학과 응용물리학을 공부하던 중 자퇴하고 창업을 길로 들어섰다.

머스크는 폭스바겐 사태가 점입가경이던 지난달 29일 보란듯 자사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를 선보였다.

모델X는 7인승 SUV 차량으로 문짝이 매의 날개처럼 위로 열리는 ‘팔콘윙(Falcon Wing)’이 특징이다. 일반형인 90D의 경우 전후 2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259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는 4.8초 만에 주파하며 최고 속도는 250km/h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413km다.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 주행거리가 평균 150km 미만인 것에 비하면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모델X는 미국과 유럽에서 내년 초부터 판매될 예정이며,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폭스바겐 스캔들과 관련해 “디젤과 가솔린 엔진의 가능성에 한계가 왔다는 증거”라며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기술의 시대로 변화할 때”라고 역설했다. 친환경적인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독일연방경제에너지대회에 참석해 “폭스바겐 스캔들은 명백한 부정이며, 배기 가스를 줄이는 파워 트레인 기술도 아직 불충분하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머스크에 ‘맞짱’ 왕촨푸=미국에 테슬라가 있다면 중국에는 비야디가 있다. 비야디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린다. 배터리에서 전기차까지 생산하고 있는데다 각국 1위 전기차 업체라는 것도 닮은꼴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중국에서 약 1만5000여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기차 1위를 굳혔다. 골드만삭스는 “비야디의 전기차 판매는 2020년까지 매년 평균 57%씩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비야디를 진두지휘하는 왕촨푸 회장의 보유자산은 55억달러(6조3600억원)다. 중국 부호 순위 30위, 자동차 부호 3위다.

왕 회장의 자산은 2008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비야디 지분 10%를 매입하면서 8억달러에서 51억달러까지 뛰었다. 당시 비야디 주가는 1년새 7배 가까이 폭등했다.

왕 회장은 1966년 안후이성 평범한 농촌 집안의 2남 6녀 중 7번째로 태어났다. 왕 회장은 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형님 부부의 뒷바라지로 간신히 후난성 명문 중난대학 야금물리학과를 졸업한 왕 회장은 베이징에 있는 비철금속연구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26세에 연구원 부주임이 되는 등 직장인으로서도 승승장구했지만, 1995년 직접 창업을 해보겠다며 나와 배터리 제조사 비야디를 차렸다.

비야디가 자동차 제조사로 변신한 것은 2003년이다. 왕 회장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산시성 자동차 업체를 인수해 기존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전기차 생산에 올인했다. 이후 비야디는 중국 정부의 자동차 산업 지원 정책에 힘입어 2004~2009년 매출이 연간 2배씩 급성장했다.

이후 힘든 시절도 겪었지만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정부의 세제혜택 및 보조금, 가솔린차 규제강화, 인프라 보급으로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왕 회장은 미국 테슬라의 중국 진출에 대해 “테슬라의 전기차는 부자들의 장난감에 불과하지만, 비야디는 누구나 탈 수 있는 대중적인 모델로 승부를 걸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나아가 “우리는 국제적 수준의 품질을 고수하되 중국인 만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며 해외시장 개척도 강조했다. 올 초 영국 런던시와 전기차 택시 공급 계약을 맺고 지난해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랜캐스터시에서 전기버스 ‘K9’을 처음 출시하며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순수 전기차 e6 출시가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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