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 게이머 사건 폭로한 뒤 자살 시도 '발칵' - 사회 부정적 이미지 우려 '근본 해결책' 촉구
e스포츠계가 또다시 승부조작 논란에 휩싸여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3월 13일 새벽 전 'LoL(리그오브레전드)' 게이머로 활동했던 천민기가 소속팀 감독의 승부조작 강요를 못 견디고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벌어져 업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천민기는 사건 당일 한 e스포츠 커뮤니티에 소속팀 감독이 게임단 운영비를 충당하려는 명목으로,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강요한 뒤 사설 토토에서 수익을 냈다고 폭로한 뒤 자살을 시도했다. 그 사실이 빨리 경찰에 발각돼 선수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한국e스포츠협회 등 관련기관 및 관계사들은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로 사건 확대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협회 측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이번 사건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면서 "불법 e스포츠 베팅 사이트 근절 등 이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안 좋은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특히 그간 e스포츠 승부조작으로 인해 관련업계에 심각한 이미지 손상과 성장에 타격을 입은 바 있어 협회와 주변 관계사들의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e스포츠조차 게임중독으로 몰아가는 여론으로 인해 우려를 내비쳐 향후 역할과 행보가 주목된다.
사건 당일 새벽 천민기는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ahq Korea 승부조작 자백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으며,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고 자택에서 투신하다 경찰에 발견돼 충격을 안겨줬다.
피의자 형사고발 등 강경 대처 그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해당 팀 감독은 소속 선수들에게 '온게임넷에서 대기업 팀에게 져달라고 요구했다'는 거짓말을 해 승부조작에 연루되게 했고 나중에 선수들이 이 사실을 알아차리자 대놓고 승부조작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감독이 승부조작을 한 이유는 사설 토토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였고 이 돈으로 팀 운영비를 충당했다고 전했다. 이 사실을 인지한 e스포츠협회는 사건이 벌어진 당일 오후에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우선 협회 측은 문제를 일으킨 팀이 아마추어 팀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e스포츠 전체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공적 책임이자 의무라고 판단, 적극적으로 사건에 대해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내부적으로 대응팀을 구성, 종목사인 라이엇게임즈와 협의해 사건을 일으킨 선수 당사자가 완치되고 향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사건의 원인이 된 소속팀 선수를 직접 대면해 진술을 듣고 당시 경기 동영상을 분석해 1차 진상조사를 마친 상태며, 그 결과 감독에 의한 선수 약취, 공갈, 협박, 사기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팀 감독을 관계 업체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까지 적용, 이 사건의 피의자로 형사 고발 조취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스포츠 이미지 훼손 '심각'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의견을 높이고 있다. 과거 마재윤이 e스포츠 승부조작에 가담해 징역형을 받은 뒤로도 대리게임, 불법 베팅 사이트 운영 등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안겨주면서, 그 원인을 게임중독으로 몰아가는 여론까지 생겨났다. MBC는 담당형사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건의 주인공이 보통 사람보다 과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순간적인 충동으로 자살을 선택했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e스포츠 관계자 및 팬들은 황당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게임으로 파생된 e스포츠 문화를 저급하게 만들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e스포츠 경기를 예측해 랭킹을 겨루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이 출시됐다. 모바일 앱 'e스포츠 배틀'이 그것으로,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e스포츠 리그를 대상으로 승부를 예측하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앱 상의 모든 콘텐츠가 무료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결제에 대한 부담이나 현금 거래 목적이 없다. 그러나 여전히 e스포츠 저변에 불법 베팅 등의 이슈로 불편한 시선이 깔려 있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oL'을 서비스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 측도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는 없지만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인해 애초에 사행성 조장이 우려될 만한 서비스는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협회-공공기관 협력해 감시 시스템 구축 전문가들은 협회가 우선적으로 나서 관련업계가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협회는 지난 3월 1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한국인터넷정책자율기구와의 실무협약(MOU)을 체결해 본격적인 클린e스포츠 환경 조성에 나섰다. 이번 협약은 4자 기관이 가진 핵심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호간 협력을 통해 e스포츠 베팅 등 불법 사행성 행위를 근절시키고 건전한 e스포츠 관전 문화 조성을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주요 업무들을 함께 협력해 나간다는 것이 골자다. 전병헌 회장은 "e스포츠는 승부조작사태를 기점으로 침체기가 시작됐고, 이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단순히 선수들 개인의 도덕성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승부조작을 예방해 나갈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협회는 웹사이트인 '클린 e스포츠 센터'를 개설해 e스포츠 베팅사이트 등에 관한 신고 접수를 받고, 사행성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자체 모니터링 및 신고접수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방심위로 전달해 심의가 가능하도록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 '클린 e스포츠 센터' 내에는 일반 팬들이 신고할 수 있는 페이지 또한 마련돼 클린 e스포츠 환경 조성에 팬들이 직접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됐다. KeSPA에서는 e스포츠 베팅 등에 대한 신고를 접수한 팬들에게 소정의 포상을 할 예정이다. 한편, 협회 측은 이번 협약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협약 체결 후 실무 책임자를 지정, 협의체를 구성 및 운영할 예정이다.
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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