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지난해 조폐공사가 제작 중 결함으로 버린 화폐 규모가 4600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선진국과 비교할 때 화폐 불량률이 낮은 편이나, 제조 및 폐기 과정에서의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한국조폐공사가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5만원권의 불량 은행권 수는 8000만장(액면가 약 4조원)이 발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5만원권 불량은행권이 800만장(액면가 4000억원) 정도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000원권 불량은행권이 900만장(액면가 90억원) 정도가 추가 발생해 액면가 기준 약 4635억원어치 정도가 불량 화폐였다.
윤 의원측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발행됐던 5000원권 새 지폐의 경우 홀로그램 미부착 등 제품 결함이 잇따라 발생, 한국은행에 공급된 새 5000원권 결함 발생 개연성이 있는 제품에 대해 전량 리콜 조치된 바 있다. 리콜 대상 수량은 유통되지 않고 한은에 보관중이던 새 5000원권 1681만7000장이었다.
이후 지난해 12월 조폐공사가 한국은행에 납품하기 위해 경산조폐창(화폐본부)에서 인쇄한 1000원권 지폐 상당수에서도 지폐의 앞면 인물도안(이황) 옆 은선이 잘못 인쇄된 것이 발견 돼 육안으로 전체 물량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된 바 있다.
윤 의원측은 “조폐공사가 제작하는 종이화폐 중 불량품으로 판정돼 폐기처분된 돈이 액면가로 2014년에만 4635억원이다”면서 “제품단가로 해당 수치를 평가하면 수천만원에 불과할 수 있으나, 이 불량제품이 시중에 다량 유통됐을 경우 시장혼란의 직ㆍ간접 피해비용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지폐를 찍어낼 때 발생하는 불량률은 10∼15%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6% 정도로 양호한 편이나 화폐 제작이 국가의 신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호중 의원은 “지폐는 모든 경제활동의 근간으로, (조폐공사가)국가로부터 독점적 발행 권한을 부여받은 만큼 신뢰성이 생명”이라며 “세계 각국이 불량화폐 및 위조지폐 제작 및 유통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지폐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이는 결국 경제활동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조폐공사는 주요국보다 우리나라가 불량발생률이 낮다는 단순 수치로 사안을 파악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 문제로,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