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당국 장발장법 법적용 혼란…“가중처벌이 사회적응 가로막아” 지적도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일명 ‘장발장법’이라고 불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4 제1항(상습절도)이 지난 2월 26일 헌법재판소 전원일치로 위헌결정났다.

생계형 범죄자인 절도범에게 최소 징역3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하게 해 실형을 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비판 때문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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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랜시간 이어지는 감옥살이로 인해 사회에 대한 적개심을 키워 나오거나, 새로운 범죄 수법을 배워 나오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장발장법 1항으로 감옥살이를 한 사람이 다시 절도를 저지를 경우 그 형을 두배로 가중해 처벌하는 같은 법 6항은 여전히 남아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심지어 법원에서조차 장발장법 1항과 6항 문제를 놓고 헷갈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항과 연결된 6항으로 장기복역하는 사람들까지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고는 “헌재 결정에 1항만 해당하며 6항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시 이전과 똑같은 형량을 선고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수도권의 한 지방법원은 마트에서 15만원이 든 지갑 등을 훔친 혐의로 2011년 3월 징역 6년을 선고 받은 유모(58)씨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은 올해 5월 다시 진행됐으나 담당 재판부는 한달만에 재심청구개시 대상 판결과 똑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재의 위헌 결정 효력은 ‘장발장법’ 1항에만 해당하지 6항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법원의 재심개시결정은 부당하지만 그 효력에 대해 다툴 수 없어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이 사건을 다시 심판해 유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또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펜팔을 통해 알게 된 피해여성을 출소한 지 일주일 만에 만나 현금 2만원 등을 훔친 혐의로 다시 붙잡힌 박모(54)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던 재경지법은 재심을 거쳤으나 역시 똑같이 장발장법 6항을 적용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수년째 생계형 범죄자의 변호를 담당하는 한 국선전담변호사는 “장발장법 1항과 6항의 차이는 절도로 한번 더 잡히냐 마냐의 차이일 뿐인데, 1항만 해당하고 6항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나치게 기계적인 법해석이다”고 말했다.

재경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과거 부랑아들을 가둬놓는 법, 혹은 출소 후에도 사회 적응을 이유로 가둬 놓는 법들이 없어지고 나서 가장 대표적인 생계형 범죄, 절도범죄의 형량을 세게 올려 놓은 것이 장발장법의 실체”라며 “단순 절도범들을 이렇게 감옥살이를 오래 하도록 하는 것이 위헌적인 것은 아닌지, 오히려 이들의 사회 적응을 막는 것은 아닌지 등을 놓고 연구중이다”고 말했다.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