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절게임ㆍ개인정보 유출 등 이용자 불만 '폭발' - 공공기관 신고건수만 '수백' 사과는 '오리무중' - 모기업 목표성과에 치중, 막무가내 영업 심각 - 외국계 기업 '먹튀' 확대우려 '정부 제재' 필요

쿤룬코리아가 국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막장 영업'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해 '암드히어로즈', '레전드오브킹', '천신온라인' 등 모바일RPG를 잇따라 출시하고 국내에서만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린 중국계 게임사다. 하지만 이들 게임 중 일부가 표절이 의심되거나 패러디로 포장하는 것은 물론, 국내 메이저게임사로부터 이를 문제로 내용증명까지 받은 사례가 입증돼 논란이 불거져왔다. 특히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결제 오류로 인한 환불 요구 시 소극적인 대응으로 유저들의 불만 접수가 수백여건에 달한다는 내용의 사연들이 본지에 제보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문제없이 잘 해결되고 있다"는 식으로 근본적인 해결을 미루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최근 쿤룬코리아 내부에서는 관련 사업부의 핵심 운영진이 줄줄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빠져나감에 따라 쿤룬코리아는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은 물론이고, 추후 신작 출시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서비스가 더 소홀해질 것으로 보여 우려가 예상된다. 한 전문가는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기업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쿤룬코리아의 안하무인격 시장 대응이 동료기업들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돈의 논리에 치중해 이 곳 시장 정서에 맞지도 않는 자국 정책을 고수하려한다면 국내 사업자들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중국 북경에 모기업을 둔 쿤룬코리아는 지난 2009년 설립 이후 웹게임 및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며 국내 게임 시장에 인지도를 쌓아온 바 있다.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 모바일게임 사업을 본격화하면서부터다. 쿤룬코리아의 경우 모기업의 막대한 자본금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웠다.

폐쇄적 조직구조 '시장 정서 무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쿤룬코리아의 국내 시장 평판은 좋지 않은 편이다. 중국 기업 특유의 폐쇄적인 조직 구조를 그대로 따라, 관련업계와 소통하는 일이 거의 없는 까닭이다. 이에 그간 모바일게임 사업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문제의 대다수가 국내 시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우선 지난해 6월에는 엔씨소프트로부터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한 내용증명을 받았다. 쿤룬코리아가 출시한 모바일게임 '천신온라인'이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던 쿤룬코리아는 엔씨소프트로부터 관련 건에 대한 내용증명을 받은 뒤 이미지를 삭제 조치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쿤룬코리아의 또다른 게임인 '다크헌터'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매우 흡사한 게임성으로 의구심을 자아냈다. '던전앤파이터'에 나오는 주요 캐릭터 이미지가 그 콘셉트까지 닮아있어 모바일판이 아니냐는 글들을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출시한 '마스터탱커'는 쿤룬이 비싼 값을 들여 게임의 판권을 확보했지만 국내에서 매출 저조로 굴욕을 맛본 게임이다. 현재 이 게임은 중국 내에서 3,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국민게임'이라는 칭호까지 얻은 바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스터탱커'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유수의 모바일게임사들이 경쟁을 펼쳤으나 쿤룬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 게임성과 어설픈 현지화, 서비스로 출시 3개월 동안 매출 1억 원에 못미치는 초라한 성적으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당했다. 특히 이 게임은 '와우'를 패러디한 코믹RPG가 공감을 사기엔 시장 트렌드와 맞지 않을 뿐더러, 국내에서는 블리자드가 해당 게임의 원작을 두고 지재권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바 있어 반감을 살만한 요인이 됐다.

'늑장대응' 등 서비스 정책 '엉망' 결정적으로 쿤룬코리아가 업계로부터 비판을 받는 이유는 허술한 서비스가 가장 크다. 그 예로 앞서 언급한 '천신온라인'은 지난해 상반기 사전등록 이벤트를 하는 과정에서 약 6천여 명의 휴대전화 번호가 유출되는 실수를 저질렀다. 당시 쿤룬코리아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순발력 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해당 사이트 페이지를 닫아 이용자들의 분노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용자는 사건 이후 장난전화를 비롯해 스미싱 피해를 입었지만 쿤룬이 일시적 사과에 그쳐, 단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본지에 제보한 A씨는 "쿤룬코리아의 경우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담당자가 한국말에 서툴러 이해하기 힘든 답변으로 일관한다"면서 "주변에서 이 회사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다들 비슷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쿤룬코리아의 환불 정책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주장이다. 쿤룬의 모바일게임 상당수가 이용자들의 환불 요청에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거나 다른 술수로 입막음해 경찰에 접수된 민원, 신고 건수가 수백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 결제 오류로 인한 환불 요청이었지만 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거나 통화연결음에 형식적인 안내멘트뿐이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고객센터와 연결이 됐다 하더라도 중국 본사 담당자와 앱 마켓 사업자로부터 확인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오는 등 구체적인 해명없이 환불을 거절해 이용자들의 분통을 샀다. 결국 해당 피해자들은 환불을 받기 위해 매일 수십통에 전화와 메일을 보냈지만 소용이 없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관련 수사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쿤룬코리아 측은 "경찰서로부터 정보제공요청에 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은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규정에 합당하다는 내부 판단이 있으면 모두 환불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간 사업 교류 위축 '경고 목소리' 전문가들은 이처럼 쿤룬코리아의 행태를 두고 보는 것은 자칫 국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쿤룬코리아 외에도 중국 내 모바일게임 사업자들이 진출해 있거나 예정인 까닭이다. 이들의 경우 외적인 시장 상황으로만 판단해, 쿤룬이 일찌감치 한국 시장을 선점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이들이 쿤룬의 영업방식을 그대로 따라한다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한국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은 대다수 일반 대기업과 맞먹는 규모의 자본금을 갖추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 룰에 따라 제대로 사업을 하겠다는 중국 기업들조차 쿤룬과 같은 사례로 인해 신뢰도가 떨어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공공의 적'으로 꼬집었다. 실제로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중국의 C사 관계자는 "자국에서는 환불 정책이라는 개념이 없어 이 곳 시장 정서를 이해시키고 여기에 맞는 서비스 구조를 갖추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면서 "한국업체와 소통하려고 애쓰지만 '중국 기업은 믿을 수 없다'는 식의 고정관념이 박혀 있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 쿤룬코리아 내부에서 빠져나온 모바일게임 사업 인력도 외부 시장 견제에 적극적으로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 회사에 대한 회의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무자들이 모기업 간섭이 심화되면서 내부 정책과 시장 요구를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먹튀'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이익환원을 실천하는 등 정부 차원의 지도와 감시가 필요할 전망이다.

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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