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ㆍ인천시 중재 ‘본체만체’ 행정력 손실ㆍ민간 피해 등 우려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 인천 앞바다를 메워 건설 중인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사진>의 관할권을 놓고 싸우는 자치구들이 주민 수십만명을 앞세워 서명전을 벌이고 있다. 행정자치부와 인천시에서는 방관하고 있는 가운데 행정력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7일 인천시와 자치구들에 따르면 남동구는 4일부터 ‘송도매립지 10ㆍ11공구의 남동구 관할권 귀속을 위한 남동구민 2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남동구는 최근 바다를 매립, 육지로 만든 송도국제도시 10공구 인천신항과 11공구가 모두 남동구 주민이 예전부터 갯벌을 터전으로 어업에 종사했던 지역이고 지리적으로도 남동구와 인접했다며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남동구 관계자는 “구청의 각 부서와 일선 동(洞), 국민운동 지원 단체 등이 일제히 나서 이미 서명 참여자가 4만명을 넘었다”며 “다음달 초에는 남동구 전체 주민 53만명 중 20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 1∼9공구를 관할하는 연수구도 이에 맞서 ‘송도국제도시 인천신항및 10ㆍ11공구 연수구 귀속을 위한 연수구민 20만인 서명운동’을 11일부터 시작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남동구와 분할권 분쟁에 정면으로 대응, 송도국제도시 전체 매립지를 사수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연수구 관계자는 “연수구 전체 주민은 32만명이지만 이미 연수구에 속한 송도국제도시 1∼9공구의 입주 기업 종사자 수가 적지 않아 서명 운동 마감일인 다음달 12일까지 20만 명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이처럼 ‘송도국제도시’를 차지하기 위해 두 자치구가 첨예하게 대립하자 현장방문과 실무조정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양측은 “끝까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인천시도 서둘러 중재에 나섰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직접 중재에 나서 “서명운동과 같은 소모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차분하게 중앙분쟁조정위의 결정이 나오기를 기다려 이에 승복하자”는 공동 합의문 발표를 준비하며 양측을 설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서명 운동과 주민설명회 개최, 대규모 현수막 게시 등에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와 자치구 사이에 합의문 문구를 놓고 견해 차이가 있다”면서 “두 자치구는 중앙분쟁조정위의 결정이 나와도 소송을 제기할 예산을 세워 놓은 상태여서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고있다”고 말했다.

관할권 분쟁이 길어지며 인천신항 관련 사업자들의 피해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신항 개항 이후 현재는 임시로 보세구역을 설치ㆍ운영하고 있지만 행정구역 결정이 지연되면 토지대장 정리, 부동산 등기, 소유권 취득 절차를 진행할 수 없어 최악의 경우 터미널 운영 중단 사태까지 초래할 수 있다.

주소가 확정되지 않아 계속 토지 등재가 미뤄지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사업비를 마련한 항만 내 각종 시설의 대출금이 회수당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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