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 파문에 대해 굳게 입을 닫기로 했다. 앞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이은 ‘침묵 시즌 2’쯤 된다. 사건의 파장은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대응 방식이 판박이다. 야권에선 박 대통령 책임론과 함께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고 있어 이 문제는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폭발력을 갖춘 이슈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과 관련, “수사 중인 사건이고 국정원이 입장을 냈기 때문에 청와대에선 일체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정원과 검찰에 모든 사안의 처리를 맡기고 한 발 물러나 있겠다는 얘기다. 실제 국정원은 휴일인 전날, 밤 늦게 ‘발표문’이라는 해명성 자료를 내고 사태 수습에 나서는 듯한 인상을 줬다.
국정원은 증거위조 의혹에 대해 “수사결과 위법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는 반드시 엄벌에 처할 것”이라면서도 증거조작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검찰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한 협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입장 표명은 청와대와 국정원의 ‘조율’ 속에 나왔을 개연성이 크다.
야권 통합신당 공동추진단장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이 민주주의와 사법질서를 뒤흔들며 민주주의 근본을 위협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설 특검법에 따른 1호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거론되는 점이 청와대로선 부담이어서 국정원이 선제적으로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이 국정원발(發) 악재에 ‘거리두기’를 하는 건 스타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기자 회견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ㆍ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작년말) 여야 논의 끝에 국정원 정치개입 차단 방안 합의했고, 국정원법도 개정해 제도적으로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면서 “특검 관련한 건 재판 중인 사안이라 언급이 적절치 않다”고 피해 갔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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