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고가 중국인을 겨냥한 테러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순교자여단’이라고 자칭한 한 단체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등 테러를 뒷받침하는 내용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는 조사결과를 지켜보자며 테러 가능성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은 ‘중국순교자여단’(中國烈士旅)‘이라고 자칭한 한 이슬람 단체가 남중국해에서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인터넷 언론인인 베이펑(北風)은 문제의 단체 지도자로 자칭한 한 인물이 자신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같이 주장했다면서 일부 네티즌에게 그가 보낸 첨부파일을 공개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말레이시아항공기 MH370 사건에 대한 성명과 해석‘이라는 제목의 이 첨부파일은 “이번 사건 희생자들이 모두 알라의 면전에서 참회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우리를 잔혹하게 박해한 말레이시아 정부와 위구르족을 잔혹하게 진압하고 박해한 중국 당국에 대한 보복”이라고 전했다.
결국 지난 1일 발생한 쿤밍(昆明) 테러 사건에서 부녀자를 비롯한 범인들을 무차별 살해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쉰과 네티즌들은 △문제의 인물이 전달용으로만 사용되는 허시 메일을 사용했고 △위구르 단체는 통상 ‘중국XXX’라는 명칭대신 ‘동투르크스탄 XXX’ 또는 ‘이슬람 XXX’라는 명칭을 쓰고 있으며 △범행수단을 밝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문제 단체의 존재 여부와 범행 주장에 대해 의혹을 표시했다.
이와함께 대만 빈과일보는 대만 항공당국이 1주일 전 자칭 국제 대(對)테러 조직의 일원이라는 인사로부터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이 테러목표가 될 것이라는 경고전화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전화가 걸려온 시점은 170여 명의 사상자가 난 지난 1일 중국 쿤밍 철도역 테러사건 발생 이후 이틀 만이다.
이에 대만 민항국은 즉각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편의 안전검사를 강화하도록 지시했으며 대만 타오위안(桃園)국제공항의 경계태세도 격상시켰다. 당국은 그러나 “지금까지 경고전화를 건 인물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련 전화의 신빙성도 확인이 안됐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민주화운동뉴스센터가 ‘중국 최고지도부가 지난 8일 군에 대해 베이징 중심부에 다가가려고 하는 수상한 민간 항공기가 있으면 격추하도록 긴급 명령을내렸다’는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권민주화운동뉴스센터는 실종 항공기에 폭탄을 소지한 인물이 탑승해 베이징 상공에서 항공기를 납치하고 중국 권력의 중추인 중난하이(中南海ㆍ중국 최고지도부 거처)에 돌진할 예정이었으나 발각돼 폭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이런 주장의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현재 중국 당국은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자 쿤밍 테러사건에 이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기간 중 또 다른 악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