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유가족 승소 판결

일제 강제징용 중 입은 장해에 대해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없더라도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을 위한 법률의 입법 취지를 고려한 판결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함상훈)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양모 씨의 유족이 위로금을 지급하라며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일제에 의해 일본 오사카로 끌려가 노무자로 일하다 귀국 후 사망한 양 씨는 2011년 지원위원회로부터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자’임을 인정받았다.

유족은 양 씨가 일본에서 팔다리 절단 사고를 당했다며 지원위원회에 위로금을 신청했지만, 사고를 당한 사실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에 유족은 팔다리 절단 대신 양 씨의 허리 부상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이번에는 “양 씨가 징용 가서 골병이 들고 허리가 굽었다”는 등의 친인척 진술을 근거로 제시했지만, 여전히 객관적ㆍ구체적 자료를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양 씨가 귀환해 사망하기까지 시대 상황, 사망한 지 30년 이상 지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객관적ㆍ구체적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양 씨가 일제에 의해 강제노역을 하던 중 허리에 부상을 당해 장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희생자 지원법의 목적과 취지는 강제동원 피해의 진상을 규명해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국가가 인도적 차원의 위로금을 지급함으로써 이들의 고통을 치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