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방북을 마치고 8일 귀국한 이희호 여사 측은 방북 기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9일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북측의 초청과 환대에 감사하며 대화가 막힌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승화시키고자 제안한다”면서도 “여러 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청자인 김 위원장과의 상봉 면담이 없었던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여사의 김 제1위원장 면담 불발이 북한내 6·15 세대의 완전한 교체를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6·15 남북공동선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것이지 자신의 것이 아닌 만큼 현 시대에 맞는 새 판을 짜겠다는 김 제1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새로운 판의 핵심은 북한의 핵보유 인정일 것이나 한국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방북단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기대하고 갔지만 성사되지 못해 매우 아쉽다”면서도 북한이 고령의 이 여사를 3박4일 간 환대하면서 극진한 정성을 쏟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실제로 북한은 이 여사 일행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내린 후 곧바로 이동용 차량에 탑승할 수 있도록 VIP 통로로 따로 안내했고, 돌아올 때도 차량을 활주로에 대기중인 비행기 바로 앞에 세워 이동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여사에게 혹시라도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구급차를 따로 배치했다고 한다.
방북단 관계자는 “음식도 예전에 갔을 때보다 여러가지로 대접을 받았고, 북측에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달라고 했다고 한다”며 “이 여사는 ‘밖은 덥지만 에어컨을 시원하게 해줘서 괜찮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한편, 이희호 여사와 김정은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것이 정부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란 비판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들은 “북측이 처음부터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국내의 기대와 달리 북측은 이 여사의 방북을 약속했었기 때문에 이행했을 뿐, 애초 이 여사와 김 제1위원장이 면담을 가질 것이란 생각을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실제 준비 단계부터 북측은 적극성이 없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정부가(이 여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것처럼 이야기하면 북측도 부담되고, 성사되지 않았을 때 후유증이 크기에 개인 자격 방문이라고 말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대중평화센터측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김 제1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만으로 이 여사의 방북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방북의 의미를 오히려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허영일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통일부가 개인자격을 강조하면서 이 여사의 전문적 식견을 활용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화의지도 반영되지 않은 탓에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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