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세계 산유량 12.6%…WTI 5개월래 최고 판매가격 전이땐 국내 정유화학업계 직격탄
자동차업계 사태 장기화 따른 수익악화 우려 삼성·LG전자 환율 변동성 대비 시스템 구축 크림반도 사태는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와 세계 3위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파장을 몰고올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들썩이며 이제 막 살아나기 시작한 글로벌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움직임에 극도로 민감한 사업구조를 가진 우리 기업들이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정유ㆍ화학, 유가급등 우려에 초비상=러시아는 세계 산유량의 12.6%를 차지한다. 지난해 국제유가를 24.7% 끌어올렸던 시리아와 이집트 내전보다 더 폭발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가 러시아에서 직접 원유를 수입하고 있지는 않지만 2~3주 정도면 국내 주유소까지 반영된다”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마감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5개월래 최고치에 거래됐다.
유가 상승분이 판매가격에 전이되면 장기적으로 정유화학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조학희 무역협회 전략연구실장은 “유가가 오르면 경제 전반이 악화되고 석유소비를 덜하게 되며 정유사들도 중장기적으로 경영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유가 진폭이 커지면 석유 유통판매업자들도 그만큼 부담이 무거워지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은 일반적으로 정제마진 상승효과를 갖지만, 최근 경제상황이 어려운 중국 등 신흥국의 화학 수요 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동차, 원자재ㆍ환율 요동 가능성에 촉각=당장 우크라이나와 크림지역 판매대수가 미미해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환헤지 효율이 떨어지고, 원가변동이 커지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판매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대수는 연간 7000대 정도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면서 “다만 아직은 현지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혹시 모를 사태로 인한 원자재 및 환율의 변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관계자도 “아직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생산부문에 차질이 생기는 등의 문제는 없고,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바로 반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자동차뿐 아니라 모든 경제에 대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자, 직원ㆍ시설안전에 만전=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에 있는 생산ㆍ판매 법인이 직간접 피해를 입을 가능성에 대비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공장이나 영업망, 판매망 등에 대한 보호조치와 함께 크림반도에 출장 금지령을 내리는 등 현지 직원과 주재원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사태가 전쟁 발발 등으로 악화되면 원자재 또는 환율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분쟁 지역의 매출 비중이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크지 않다”면서 “환율 변동성 대비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으며, 해당지역 법인들도 대부분 달러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루블화(貨)나 흐리브냐화 같은 현지통화로 각종 결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ㆍ김윤희ㆍ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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