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청와대가 대한의사협회에 ‘불관용 원칙’을 세운 걸로 4일 알려졌다. 의협이 오는 10일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 의료기관 자법인 허용 등에 반대하며 순차적으로 집단휴진에 들어가기로 한 데 대한 대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간 원격의료 등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세운 마당에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낼 몇 안 되는 분야가 의료서비스라는 판단에서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도 포함시킬 정도였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암초를 만난 셈이다. 전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해집단의 기득권 확보를 위한 저항에 정책적 후퇴는 없다”고 배수의 진을 친 것도 이런 이유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참모들은 의협의 집단행동이 마지노선을 넘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스타일상 한 번 원칙이 서면 (일부 저항이 있어도 추진하는 게 맞다고 보기 때문에) 집단 휴진 사태 등을 일일이 언급하진 않는다”고 했다. 선(先) 주무부처 대응 방침 속에 청와대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의협 집행부의 ‘입장 바꾸기’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2월 내내 정부와 의협 측 협상단이 논의해서 원격의료 국회 논의, 투자활성화 대책 보완, 수가 개선 필요성 공감 등을 골자로 한 협의안을 공동 발표해 놓고 이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의협 측에서 협의안 추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 기다려줬고, 보건복지부 장관도 모든 의사들에게 편지를 보내 협의 내용을 책임지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정부로선 명분을 쌓을 만큼 쌓은 것”이라고 말해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협의 집단휴진이 관련 법에 위배되는지를 가려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관계자는 “의협 집행부가 실제 원하는 건 의료수가 인상 등인데 이것은 건강보험 재정을 흔들 수 있는 것이어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2000년 의약분업으로 인한 의사파업 때문에 정부가 1년 반새 의료수가를 20% 이상 올려줘 건보재정이 악화된 좋지 않은 선례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의협이 맞선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관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원격의료 등 의료서비스 선진화에 대해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화하고 원료의료도 활성화 할 것”(2월 25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 “보건의료 서비스는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전문직 일자리가 무궁무진하게 창출될 수 있는 분야”(2월 11일, 일자리ㆍ복지 분야 업무보고 모두발언)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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