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는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발표한 3.8% 보다 0.3% 포인트 낮은 3.5%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가를 비롯해 유로존, 일본 그리고 주요 산유국의 성장이 위축된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몇 년째 세계 평균을 밑돌고 있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와 같은 3.3%로 전망된다.

세계경기 부진과 유럽경기 침체의 이중고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산업구조가 유사한 독일은 제반 경제지표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출이 초호황을 보이고 경제성장률 또한 전망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00년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제조업 강국의 건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제조산업에 있어 비약적 성장을 이뤘지만 아직도 하드웨어적 생산에 그치고 엔지니어링기술을 요하는 핵심부품은 독일 등 선진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독일은 자동차, 기계, 화학, 의료, 조선해양, 항공, 제철 등 제반 제조산업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고부가가치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독일이 고부가가치 분야 제품 생산에 우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배경으로 과학기술 중시 교육과 탄탄한 사회경제제도를 이야기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교육과 제도를 가지고 시행하고 있다. 독일의 강점은 겉으로 드러나는 교육과 제도라기 보다는 그 이면에 깔려있는 사고방식이라고 할수 있다.

독일 국민의 머릿속은 노동은 하나님이 부여한 숭고한 것이라는 직업의식과 소명의식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이에따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고 사회체계 또한 이러한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직업관과 노동관은 노동자로 하여금 보다 능동적으로 일하게 하고 애사심을 갖게 하며 이는 제품생산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고부가가치 분야 장악이 수출 경쟁력만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술이 낮은 국가는 독일 제품 수입후 자체적으로 사후서비스 할수 있는 수준이 안돼 자연스럽게 독일로 하여금 제품 판매후 사후지원 이라는 서비스 판매수요를 이끌어 내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 독일 기업은 직원을 더 많이 고용해야 하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원가절감 보다는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생산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분야 장악 없이는 성장구조 변화도 어렵고 선진국으로 인정받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닦아온 장인정신의 독일 제조업은 오늘날 격변하는 세계경제에서도 흔들림 없이 독일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는 비슷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고 비슷한 저성장에 직면해 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