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베일 속 쌓인 지분경쟁 한창…서로 “우위” 주장 -일각에선 “상황 유동적이지만 판 뒤집기엔 한계” 시각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한 장ㆍ차남 간의 경쟁이 2라운드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조만간 있을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각각 상대의 본거지인 한국과 일본에 머무르며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양 측은 지분경쟁에서 서로 “우위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여러가지 지분 측면에서 (신 전 부회장 측이)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29일 오후 늦게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신 전 부회장은 묵묵부답이었지만, 가끔 미소를 띤 얼굴을 비쳤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경영권 탈환 1라운드 격인 지난 27일의 거사(?)는 실패했지만,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라며 “그렇지만 상황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ㆍ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어느 한 쪽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으로 짜여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비상장회사인 탓에 구체적인 지분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형제 중 누구도 확실한 우위에 설 만큼의 지분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 들린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서로 자신이 지분의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사실 여부는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신 회장이 여러 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명확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의 멘트가 나와 주목된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보도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2가 된다”며 동생인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끌어내릴 것을 공언했다.

이게 맞다면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에 대한 신 전 부회장의 이러한 주장은 기존에 알려져 있는 내용과는 크게 배치된다. 기존에는 신 총괄회장이 대표로 있는 광윤사가 27.65%,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각각 20% 안팎, 우리사주가 1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한국 롯데그룹은 이를 일축했다. 롯데 측은 역시 기존에 알려진 것을 바탕으로, 신 회장이 자신의 지분 외에도 우리사주 지분과 광윤사 지분을, 각 지분을 대표하는 이사들로부터 우호지분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것만 더해도 50%가 넘기 때문에 주총에서 표 대결이 이뤄지더라도 이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에 대해 양측이 전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을 정도로 주총 표 대결의 향배는 불투명하다. 형과 동생 모두 한 명이라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신 전 부회장이 한국에 들어온 것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과 누나인 신 이사장을 자신의 편으로 완전히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아직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27일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을 해임했기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의 편에 서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 전 부회장은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은)일관되게 그 사람(신동빈 등)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관련 인사들을 만나며 주총을 ‘신동빈 대 롯데 오너 일가’의 구도로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찾아 읍소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롯데 측은 물밑에서 신 전 부회장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귀국을 미루고 있는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서 표밭을 다지는 행보를 진행 중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성과도 있다는 말도 들린다. 비록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박탈당하기는 했지만, 일본 롯데그룹 내에는 그에게 우호적인 세력이 상당히 존재할 수 있어 이를 단속하는 행보라는 것이다.

paq@heraldcorp.com

▶롯데 후계 구도 갈등 일지

날짜 사건

2014.12.26 신동주,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ㆍ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ㆍ롯데아이스 이사직 해임.

2015.1.8 신동주, 8일 지주회사인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 롯데상사 사장직 겸임.

2015.1.9~10 신동주, 한국 방문해 가족모임 참석. 신동빈, 이튿날 일본 방문.

2015.1.24 신동빈,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행사에서 일본 롯데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계속 맡을 것이라 밝힘.

2015.3.23 신동주, 롯데건설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이사) 임기 연장 않고 비상임고문으로 전환. 일본 롯데에서 임원직 모두 상실한 뒤 한국 롯데에서도 임원직을 내놓기 시작한 것.

2015.3.25 신동주, 롯데리아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에 재선임되지 않음.

2015.7.16 신동빈,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

2015.7.27 신동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일본롯데홀딩스 방문. 신동빈 포함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 해임.

2015.7.28 신동빈, 일본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격호 대표이사 회장을 해임. 향후 주주총회에서 명예회장으로 선임 예고.

2015.7.28 신격호, 신영자 귀국

2015.7.29 신동주 귀국.

2015.7.29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홀딩스 지분 과반 확보” 주장

2015.7.30 신동주, 니혼게이자이 인터뷰 공개 “주주총회에서 이사 교체 제안하겠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