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구조개혁은 기존 연공서열식의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채용부터 퇴직까지 전 과정에서 합리적 인사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노동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여당, 청와대가 노동개혁특위를 가동키로 하는 등 노동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가운데 노동시장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의 경직된 노동제도와 잘못된 관행을 바꾸는 일이 노동개혁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중 하나가 임금체계 개편이다.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고령화시대에 대비하려면 임금체계를 보다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체계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근속기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올라가는 작금의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개편하지 않고서는 노동생산성 향상은 물론 일자리 확대도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 그만큼 은퇴하는 근로자 수가 줄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임금체계가 바뀌지 않는다면 기업의 비용부담은 커지게 되고, 이는 곧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임금피크제 도입도 이러한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7일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1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계는 근로자 임금을 깎는 수단에 불과하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임금피크제 도입은 진통을 겪고 있다.
박 교수는 임금피크제는 호봉제에 기반을 둔 임금의 경직성을 해소해 고용 안정과 신규고용을 창출하는 임금체계 개편의 방안 중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근로자들의 직무와 능력을 토대로 임금체계가 개편돼야 일의 능률이 오르고, 글로벌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금피크제 또한 정년 연장과 맞물려 기존 근속기간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으로 받아들여 한다는 것이다.
또 채용과 퇴직 전 과정에서 합리적 인사평가 기준을 마련하면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할 수 있다는주장도 설득력을 갖는다. 채용단계에서부터 객관적이고 능력에 입각한 채용 기준을 마련해 학벌, 집안, 인맥 등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업무 이동, 승진 등 인사관리 영역에서도 능력과 성과에 따른 평가기준을 마련해 보상체계를 적용한다면 고용 형태에 따른 격차도 해소될 것이라는 견해도 공감을 얻고 있다. 능력과 성과가 아닌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정규직 임금의 절반을 받는 것이 지금의 임금체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과 중심의 합리적 인사평가와 관리 기준을 마련한다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공동 인식이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