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이 오는 9월 달러 금리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환차손 우려감에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를 팔아치우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구조적 이유라 대응도 쉽지 않다. 대외적으론 그리스와 중국이, 대내적으론 메르스가 쓸고 지나간 증시가 환율 위험에 다시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 3770억원어츼 주식을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했다. 나흘 연속 순매도 우위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틀 연속 매도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7월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선 1조3025억원, 코스닥 시장에선 2000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시장 전체로 보면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더 두드러진다. 이달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내다판 한국 주식 규모는 모두 1조5026억원 규모다. 올들어 월별 최대 매도 규모다. 외국인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동안 10조6000억원을 순매수 했다. 반면 지난 6월에는 1조684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섰고 7월에도 외국인의 매도 행진은 계속되면서 1조5026억원을 팔아치운 것이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거센 것은 일차적으론 환율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2년래 최고치인 1150원선을 넘어서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인들의 ‘셀 코리아’가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손을 걱정하는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는 것을 미루게 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는 9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특히 우려됐던 그리스 사태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예정대로 금리 인상이 실시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이벤트 전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12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주들이 동반상승했던 전통의 흐름이 통하지 않는 것은 더 문제다.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부분이 엔저로 인해 상당부분 희석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 대형주들이 수혜를 보던 상황이 더이상 아니란 얘기다. 김효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출 위주의 정보기술(IT)와 자동차 업종의 투자심리는 개선될 수 있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해 환율 상승 기대이익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증시 폭락 이후 이어지는 신흥국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국내 경제계의 큰 이슈였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성사도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두고 재벌의 지배구조 관련 우려가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매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대형주들의 실적도 썩 좋지 않다.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중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165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조5661억원이다. 2개월 전 전망치에 비해 3.05%, 1개월 전 전망치에 비해 0.69% 각각 하향조정됐다. 실적 우려감과 환율 상승이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