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란이 이라크에 1억9500만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이라크 전으로 서로 등을 돌린 이들이 무기 구매에 서로 합의하고 이라크는 미군 철수가 현실화되자 이란에까지 손을 벌린 것으로 분석됐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간의 수출ㆍ수입 합의는 지난해 11월 말께 이뤄졌다. 이는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알카에다 민병대와 싸우기 위한 추가 무기 지원 로비를 한 지 몇 주 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가 공개한 상세한 거래 내역을 보면 이란은 이라크에 경화기 및 중화기(7500만달러), 탱크ㆍ야포ㆍ박격포 탄약(5717만달러), 경ㆍ중화기 및 박격포(2543만달러), 곡사포용 155㎜ 탄약(1637만달러), 야간투시경 및 포탄유도장비(732만달러), 화생방 보호장비(667만달러), 통신장비(379만달러), M12 소총탄약(300만달러) 등이었다.
미국은 이라크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취급했고 이라크는 미국의 무기 공급 지연에 지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총리 대변인은 판매에 대한 확인이나 부인은 하지 않았으나 보안상의 문제를 고려한다면 타당한 것이라고 전했다.
알리 무사위 총리 대변인은 “이라크는 테러와 싸우고 있는 중이며 이 전쟁에서 승리하길 원한다. 테러와의 전쟁을 돕는 무기 구매일 뿐이고 무기나 탄약 구매에 방해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 역시 무기 판매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만약 이같은 거래가 사실일 경우 2년 전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한 이래 이란 시아파 정부와 이라크 시아파 정부가 관계를 맺은 첫 번째 공식 거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 국무부도 이 사안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한 관계자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이란과 제 3국의 무기 거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UNSCR 1747)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하며 이 사안에 대해 명확히 할 것임을 강조했다. 또 이라크에 150억달러 규모의 헬파이어 미사일을 비롯한 대테러 장비의 지원을 서두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두 나라의 8개 계약 중 6개는 박격포 뿐만 아니라 야포와 박격포, 탱크에 쓰이는 탄약 등의 공급계약이었으며 나머지 두 개 계약은 야간투시경, 무전기, 포탄유도장비 등이었다. 또 이들 중엔 가스마스크, 장갑 등 화생방 장비도 있었다. 심지어 이란은 미군의 M-12소총 탄약도 제조하고 있어 이라크군이 사용하고 있는 소총탄약으로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의 거래는 과거에도 있었으며 지난 1월엔 바그다드 전기, 가스 공급 등의 지원도 있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