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문열자마자 비워달라 압력 항의하자 영업까지 방해 억울함에 50대 업주 자해소동 건물주 “사실과 다르다” 해명
지난 21일 오후 국회 정문 앞. “건물주인 충청북도 도지사 비서실장 부부의 횡포로 살 길이 없게 됐다”고 주장하며 소복을 입고 1인 시위를 하던 한 50대 여성이 자해를 하려다 경찰이 제지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2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께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차숙(56ㆍ여) 씨가 소복을 입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소복에는 붉은색 글씨<사진>로 ‘내가 억지로 세를 놓으라고 했나. 세 놓고 명도소송으로 서민 전 재산 뺏고 죽게 하는 악덕 공무원 충청북도 도지사 비서실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한 씨가 갑자기 자해를 하려는 순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의도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이를 제지해 한 씨는 부상을 입지 않았다. 확인 결과 한 씨는 2012년 4월부터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소재 3층 건물의 1층에서 2년짜리 계약을 맺고 세를 들어 홀로 감자탕집 영업을 시작했다. 건물의 주인은 이시종 충청북도 도지사의 비서실장인 A 씨와 그의 부인인 B 씨의 공동명의로 돼 있다. A 씨 부부는 이 건물 3층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영업을 시작한 지 보름 후인 5월 중순께부터 부인 B 씨가 갑자기 ‘계약을 맺은 게 후회된다. 내가 1층에 어린이집 사업을 하겠다’면서 보증금을 줄테니 나가라고 재촉했다”며 “이에 항의하자 가게에 온 손님을 내쫓는 등 지금까지 정상적인 영업을 못하게 방해해왔다”고 주장했다.
한 씨는 “계약하자마자 나가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급기야 나와 상관없이 물이 새는 지하실 수리까지 책임지라고 요구했다”며 “그렇게 버티다 영업방해에 대한 손해만은 회복하고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했으나 계약이 완료되는 5월 A 씨 내외가 명도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려왔다”고 했다.
명도소송이란 계약기간 만료 등으로 상가건물이나 부동산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가 소멸한 세입자가 자진해서 부동산을 비워주지 않을 때 건물이나 부동산 소유주가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한 씨는 “너무 억울해서 올해 1월 충북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했고, 충북도청에 탄원서를 냈다. 국민신문고, 청와대에도 민원을 냈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다”며 “지금껏 장사를 방해했으면서 무턱대고 나가라고 하니 빚만 지고 살 길이 없어 여의도 국회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충북도지사 비서실장 A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계약하자마자 나가라고 했다면 왜 계약을 했겠느냐.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A 씨는 “계약 후 1년 정도 되었을 때 약 5개월치 월세를 안 내서 지난해 6월 명도소송을 냈다가 선처를 부탁해 밀린 월세를 받고 소송을 해지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런 일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그러나 “명도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5월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6개월 전 미리 고지를 해야 하는 조항에 따라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맞다”고 했다.
한 씨는 “지하에 세를 들었던 음악동호회 사람들도 약 4개월 만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이 건물 지하에서 색소폰 음악동호회를 운영했던 한 남성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방음처리를 해서 음악소리는 바깥으로 새어 나가지 않았는 데, 갑자기 B 씨가 건물 앞에서 얘기하는 게 시끄럽다며 나가라고 요구했다. 아까운 장식비만 버리고 나온 셈”이라고 했다.
이지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