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한 탓에 너무 긴장해 조금 연주가 틀리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서울 강남역 특설무대에서 펼쳤던 피아노 공연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던 김남걸(18) 군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김 군은 지난해 12월 31일 현대차의 도움을 받아 새해 맞이 축제인 ‘더 브릴리언트 카운트다운 2014’ 행사 중 수만명의 시민들 앞에서 피아니스트로서 그동안 꿈꿔왔던 독주회를 했다. 그는 “직접 작곡한 곡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고 싶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군은 조금은 특별한 사람이다. 발달장애로 인해 또래보다 사회성 발달이 늦어지다 보니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군은 이런 자신의 모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금 스스로 가장 원하는 것은 친구들과 아무렇지 않게 어울릴 수 있는 지구인(일반인)이 되는 것”이라며 “타인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 부단히 노력해 꼭 발달 장애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군은 선천적으로 절대 음감이란 특별한 능력을 타고 났다. 7세 때 연습실 벽 너머로 들려온 곡을 듣고 그대로 피아노로 연주했다는 김 군은 “악보대로 연주하기보단 순간순간 느끼는 바를 자유롭게 연주하며 나만의 작품을 작곡하는 것이 너무나도 재밌다”고 말했다.
김 군에게는 발달장애란 벽을 넘어 지금의 피아노 연주 실력과 작곡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준 분이 있다. 감정 기복이 심했던 김 군의 행동을 모두 이해하며 11세부터 16세까지 체계적으로 작곡법을 가르쳐 준 고영신 교원대 음악교육과 교수다. 고 교수 덕분에 김 군은 음악적인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다. 김 군은 “최근까지 100여곡의 클래식 연주곡을 작곡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1년 예술의 전당과 성남아트센터 등에서 자작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콘서트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말했다.
수차례의 콘서트와 지난해 말 독주회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고 싶다던 소망을 이룬 김 군의 다음 목표는 연주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곳의 느낌을 곡으로 쓰고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자유롭게 연주하며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군의 최종 목표는 자신과 같이 발달 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멋진 음악가가 되는 것이다. 김 군은 “발달 장애를 반드시 극복하는 것과 동시에 최고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가 되어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