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ㆍ원호연 기자]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각종 금융개혁안이 시장은 물론 야당의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혁방안은 물론 은행과 증권중심의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포함하는 것까지 임 위원장이 당초 야심차게 준비했던 개혁안들이 시장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 특히 일부는 추진 과정에서 시장과 야당의 반발에 부닥치자 방향을 선회하는 등 벌써부터 임 위원장의 개혁안이 표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복합점포에 보험사 포함…‘2년 유예’로 사실상 표류=금융위는 지난 3일 올해 8월부터 금융복합점포에 보험사를 시범 입점시킨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당초 계획과는 달리 ‘2년 유예’라는 제한을 뒀다. 전업 보험사의 반발을 고려해 현행 방카슈랑스 규제의 틀에서 ‘2년 시한, 금융지주회사별 3개 점포’로 제한해 시범운영한 후 확대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2년 시한을 둔 것은 사실상 당초 모든 권역의 금융상품을 한 곳에서 상담하고 구입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라면서 “특히 내년부터 바로 선거 정국으로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은 사실상 힘들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당초 전면 시행에서 2년 유예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보험 전업사들은 물론 야당도 반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 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3일 복합점포에 보험사 입점을 사실상 원천봉쇄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보험업법 정안에 “보험회사 등은 출입문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등 보험을 모집하는 장소와 다른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용역을 취급하는 장소가 분리되지 않은 모집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사실상 복합점포에 보험사 입점이 불가능하도록 못을 박겠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금융위가 내놓은 복합점포 방안은 이제 겨우 정착단계에 접어든 방카슈랑스 25%룰을 우회적으로 붕괴시켜 금융업권별 공정하고 바람직한 성장을 저해할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금융정책의 안정성과 일관성 측면에서라도 조급하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방향 선회에도 급제동=앞서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IPO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거래소 지배구조 개혁방안도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당장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를 맞고 있는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일 배포한 자료에서 “재편 방향의 타당성과는 별개로 거래소가 갖고 있던 공적 기능, 즉 시장감시위원회와 예탁결제원 기능의 분리가 명확히 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상장된 특정 민간기업에 공적 기능을 갖는 조직이 예속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는 차후 ATS(대체거래소) 등장에 따르는 거래소 시장의 경쟁체제에도 걸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IPO를 통한 지주회사의 상장과 ATS 출연을 전제로 한다면, 기존 시장감시위원회 기능을 담당할 조직은 재편되는 한국거래소 지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이 기관의 공공기관으로서의 성격과 지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초 금융위는 거래소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법제도 변경이 필요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뿐이 없고, 국회에서 어떻게 변할지 몰라 우선적으로 코스닥 시장을 거래소에서 떼어내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지만 시장의 반발에 부닥쳐 거래소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하지만 이마저 시장과 야당의 반발에 부닥쳐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고 말했다.

송재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3일 낸 보고서에서 코스닥시장 분리 논쟁에 대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찬성하기 어렵다면서 시장의 체질 개선을 지속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거래소 개편안의 방점이 상장건수 늘리기에 맞춰진 것은 정책의 성과를 조기에 가시적으로 내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투자위험의 부담을 최종적으로 개인투자자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시장의 체질 개선을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코스닥시장의 전체 가치가 올라 자연스럽게 지수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에 따라 모험자본이 투자된 기업의 상장 시도와 실제 상장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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