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월드컵이 황금장식처럼 보이지만 결국 납인 것으로 밝혀질 것입니다.”
6월 월드컵 개최를 앞둔 브라질 여론이 대회 개최에 대해 부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 업체에 따르면 2008년 11월 79%가 월드컵 개최를 지지했으나 최근 조사에선 52%로 하락했다. 반면 개최 반대는 2008년 10%에서 38%로 늘어났다.
각종 인프라 시설 구축 미비와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인력 동원, 저조한 경제 성장률 등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과 함께 반발 의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BBC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축구는 우리에게 스포츠 그 이상이며 국가적인 열정”이란 말이 무색해질 정도다.
최근 막을 내린 소치 동계올림픽은 500억달러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철저한 준비 없는 국제 스포츠대회는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올림픽의 저주’를 맞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준비가 미흡한 브라질 월드컵도 개최 전부터 이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사회 불안정과 경제에 대한 우려가 월드컵 유치란 국가적인 행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에서는 월드컵 개최 반대 시위가 벌써 두 차례 열린 바 있다. 지금도 내달 13일 개최 반대 시위를 예고하는 메시지 등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떠돌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상파울루를 비롯, 전국 30여개 도시에서 공공 교통 등 인프라 구축 미비 등을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진압 경찰의 총격으로 1명이 부상당했다. 지난 22일에도 시위가 벌어져 경찰관 4명과 시위대 2명이 부상당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브라질 정부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회 개최 전까지 경기장이 준비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준공날짜를 맞추기 위해 근로자들의 노동강도는 더욱 세지고, 공사가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파울루 경기장 공사현장에서는 작업 도중 두 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치 동계올림픽때 처럼 공항 등 인프라 건설도 지지부진하다. 공항 대부분의 공사 진척도가 50% 미만으로 일부 공항은 천막 터미널 사용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장 역시 5개 경기장이 완공되지 않았다. 또한 일부 지역은 축구팀도 없어 경기장 공사보다 복지에 당장 시급한 상수도 공사에 돈을 쓰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왔다.
여기에 ‘낭비된 시간’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근 몇 년 동안 브라질 경제는 침체를 맞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비율은 2008년 20%에서 지난해 18%로 주요 신흥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은 2011년 2.7%, 2012년 0.9%, 지난해 2%에 머물렀다.
지난 2011년 집권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집권 기간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집권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