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제주에서는 KPGA 바이네르 오픈(오라CC)이 열리고 있고, 인천에서는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베어즈베스트 청라GC)이 한창이다. 이 두 곳을 하루씩 오가는 골프인이 있다. 18일 제주에서 인천으로 날아왔고, 19일 애제자 김효주(20 롯데)의 플레이를 지켜본 후 20일 오전에는 다시 제주로 간다. 이어 21일에는 다시 인천으로 와 최종라운드를 함께하는 일정이다. 뭐가 이리 바쁠까 의아스럽지만 그가 ‘우승 제조기’로 불리는 한연희(55) YG골프아카데미 대표라는 것을 알면 골프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100억 원의 소녀’ 김효주를 비롯해 김경태, 김대섭, 박상현, 김도훈, 김영, 지은희 등 수없이 많은 남녀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했고, 지금도 다수의 아마추어 및 프로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국 최고의 골프 지도자인 까닭이다. 자녀 같은 선수들이 동시에 남녀대회를 뛰기에 인천-제주를 통학하듯 다니는 것이다. 19일에도 2라운드를 마친 김효주에게 레슨을 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제자요? 골프에서 그런 거 따지 힘들어요. 선수가 꼽아줘야 스승이지 잠깐 가르치거나, 가르치다 말았는데 제자 운운하는 건 옳지 않아요. 선수들이 제가 없는 곳에서 저를 스승으로 꼽아주는지 확실히 모르니까 제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어요.”
2011년 미국의 <골프 다이제스트>가 그를 임진한, 김해천 프로와 함께 미국을 제외한 세계 50대 코치로 선정했지만 그는 정확히 누가 제자인지, 그리고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른다고 했다. 확실한 것은 2003년 6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8년반 동안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으니 지금 세계를 누비고 있는 한국의 남녀프로중 상당수는 그를 거쳐갔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그가 태극마크를 총괄하던 시절 한국 골프는 2006 도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전 종목 석권 신화를 달성할 정도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가 없던 지난 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이 하나로 줄었으니 한연희 ‘감독’의 업적이 더욱 빛난다. 그래서 지난 3월 대형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골프로 진출하면서 YG골프아케데미의 대표가 됐지만 아직도 호칭은 ‘감독’이 자연스럽다. 한국 골프가 성장하면서 지도자로, 즉 ‘제2의 한연희’로 성장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 후배들에 대한 조언은 무엇일까?“제가 뭐 특별한 게 있겠어요? 운이 좋아 좋은 선수를 만난 덕이죠. 그리고 진심을 담아 열심히 가르친 것이 다죠. 저는 부상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어찌하다 보니 일찍 지도자를 하게 됐어요. 사실 지도자로서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죠. 공부도 하고, 사람들도 많이 많나고, 외국도 나가 보고….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는 후배들은 늘 고민하면서 준비를 많이 하면 저보다 더 좋은 지도자가 될 겁니다.”어느 분야건 고수들의 비기는 예측가능하고 심플하다. 95년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었으니 한연희 대표가 골프를 지도한 게 올해로 꼭 20주년이다. 여전히 바쁘지만 앞으로 할 일도 많다. 레슨서도 하나 내고 싶고, 장기적으로는 주니어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청라(인천)=유병철 기자 @ilnamhan]
sport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