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송지현 기자] “‘극비수사’요? 이 영화, 외적으로 양념을 넣지 않아도 스토리와 캐릭터만으로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영화에요. 자신이 있었어요. 평양 물냉면 먹으러 와서 왜 양념을 찾아요. 그냥 비빔냉면 먹으면 되죠”김윤석. 이름 석 자만 들어도 ‘연기의 신’이라는 생각이 번쩍 든다. 소신껏 연기했고, 올곧은 생각 하나로 차분히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편안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함으로 한국 영화를 이끌어가는 김윤석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비수사’에서 형사 공길용을 연기했다. ‘타짜’, ‘도둑들’, ‘추격자’,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윤석은 ‘극비수사’에서 까칠하지만 정 많은 공길용을 위해 담백한 연기를 펼쳤다.

“‘극비수사’ 공길용, 다 버리고 없어요”‘추격자’에서 前형사를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윤석이 몸에 힘을 잔뜩 넣은 형사가 아닌 ‘제대로’된 형사 연기를 펼쳤다. 김윤석이 출연한 ‘극비수사’는 1978년 부산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유명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당시 아이를 구하기 위해 극비로 수사를 진행한 형사와 도사의 이야기다. “형사 연기는 두 번째잖아요. 꼭 영화를 보면 형사가 수트를 쫙 입고 구두를 신고 뛰어요. 또 운전 실력은 카레이서에요. 얼굴도 잘생겼고요. 근데 ‘극비수사’ 공길용은 그렇지가 않아요. 다 버리고 없어요. 점퍼 하나 걸치고 면바지에 편한 단화, 그리고 수첩을 들고 있죠. 가미하지 않았어요. 그런 게 전혀 필요 없는 형사가 나온 거 같아서 제가 할 만 했죠”“우리가 ‘극비수사’를 통해 누구의 전기를 찍은 게 아니고 형사 이전에 공무원, 그 이전에 한 가정의 가장이에요. 그리고 소신을 가지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이 ‘극비수사’에는 있어요. 그 두 분이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새로운 해설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평범한 형사, 가장 형사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사실 평범한 게 가장 어려워요. 특별한 설정 없어도 리얼리티를 가져가야 하니까요. 까다로울 수 있고 디테일해야 하니까 혼자서 신중하게 생각했어요”

김윤석은 완성된 ‘극비수사’를 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들어있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영화가 나온 거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표현하는 방식 역시 벗어나지 않았다며 ‘극비수사’를 담백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극비수사’ 평이 정말 좋아요. 소박한 이야기 속에 담긴 알맹이의 가치를 알아주시는 거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일반 관객들은 코미디를 즐겨 보는데, 즐기시는 모습을 보니 참 좋네요. 아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거 같아요. 감동을 주는 내용에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극비수사’는 정말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잖아요”(웃음)

흔히들 김윤석을 ‘충무로의 축’, ‘중심배우’라 말한다. 믿고보는 배우라는 기분 좋은 수식어를 가졌지만 김윤석은 의외로 “흥행은 언제나 부담된다”는 말을 내놓았다. “흥행은 정말 언제나 부담이 돼요. 남의 돈으로 투자해서 만든 거니까요. 그렇다고 대박을 자꾸 생각하다보면 치우치게 되는 거 같아요. 흥행이 안 되는 영화를 흥행시켰고, 흥행이 될 거라는 영화가 망하기도 했어요. 기준을 거기에 맞추면 안 될 거 같아요. 천만 영화가 1년도 안 돼서 잊히기도 하고 비록 흥행에 실패했지만 10년 후 영화가 재발견되면서, 배우를 발견하게 되고 감독이 성공하기도 해요. 의미 있는 작업의 영화를 하는 게 제 바람이고요”

김윤석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가 출연한 영화 ‘타짜’, ‘추격자’, ‘도둑들’, ‘전우치’ 등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이름 석 자만 들어도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영화배우로 성장했지만 그는 여전히 소신을 지키는 배우로 남아 있었다. “제 필모가 곧 제 소신인 거 같아요. 그 자체가 소신이죠 뭐. 밝고 어두운 이야기, 크고 작으나 이야기 등 흥행이 안 될 거라는 우려 속에도 출연을 했고 비중이 작은 역할도 했어요. 남들이 뭐라고 하던 제 소신대로 연기한 거 같아요. 다음 영화 역시 신인 감독에 독특한 영화거든요? 작은 영화지만 새로운 시각, 실험정신이 있죠. 그런 필모를 쌓는 게 제 연기 소신인 거 같아요”“작품 선택도 그래요. 어느 순간 하다 보니 선배가 됐더라고요 .(웃음) 근데 저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실험적인 작품에 참여를 해야 한국 영화가 다양해지는 거 같아요. 할리우드 상업 영화들 있잖아요. 세계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도 그런 천만 관객 영화도 나오지만 ‘한공주’ 같은 영화도 나와야 신인 배우들에게 기회도 주고 그렇죠. 교육을 시키려고 애쓰는 영화만 좋은 내용이 아니잖아요. 정말 한국 영화가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사진=최지연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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