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의 승리” 잇단 환영 발언ㆍ무지개빛 물결…미국 전역 환영 분위기속

보수파ㆍ공화 대선주자들 “종교 자유에 대한 공격” 반발…대선 쟁점 부각 가능성

[헤럴드경제]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同性)결혼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데 대해 미국 전역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에 못잖게 보수주의자들과 공화당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동성결혼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경우 자칫 보수-진보 간 논쟁으로 미국 사회가 분열될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

28일 외신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대법관 9명 중 5명의 찬성(반대 4명)으로 동성 커플의 결혼을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이로서 미국 내 50개주(州) 어느 곳에서나 동성 커플 결혼이 가능해졌으며 20년 가까이 이어진 동성결혼 관련 소송 역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지금까지는 수도인 워싱턴 D.C.와 36개주에서만 동성 결혼이 허용돼 왔다. 반면 주로 남부와 중서부 지역의 14개주는 동성 결혼을 금지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결정은 미국의 승리”라며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동성결혼을 지지한 최초의 재임 대통령이 됐다. 합헌 결정이 내려진 날 백악관은 외벽에 성적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지지하는 무지개색 조명을 밝혔다. 동성애자들이 많기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도 시청<사진> 등 공공 건물에 무지개색 깃발이 잇달아 올라갔다.

이번 재판을 제기한 짐 오버게펠은 대법원 밖에 모인 수많은 군중 앞에서 “대법원의 결정은 우리의 사랑은 평등하며 ‘법 앞의 평등한 정의(equal justice under law)가 우리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확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버게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법원의 결정을 축하하기까지 했다,

영국 가수 엘튼 존이나 미국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 등 이미 커밍아웃을 한 유명 인사들도 잇달아 환영했다. 지난해 10월 동성애자임을 공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오늘은 평등과 인내, 사랑이 승리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대법원의 결정에도 동성결혼을 둘러싼 보수-진보 진영 간 논쟁과 법적 분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에 반대표를 던진 보수 성향 대법관 4명은 연방 차원의 동성결혼 허용이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며 “동성결혼 인정을 강제하는 것은 법원의 역할이 아니며 주 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특히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결혼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본 보편적인 정의는 역사적인 우연이 아닌 자연적인 필연에 의해 나온 것”이라며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 예비 주자들도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결정을 잇달아 비판하고 나서면서 동성결혼이 대선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계 후손인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대법원의 판결은 동성결혼에 반대해 온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권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여론 조사 결과에 편의적으로 편승한 대법원의 결정은 수정헌법 10조에 명시된 주(州)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맹공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사법 독재에 맞서 싸우자”면서 미국의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비난했다. 다만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한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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