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체육관 설계도 입수 분석 적설량 지난 100년기준 고려 불구 하중견딜 H빔 지붕에 설치안해 檢·警 부실시공여부 본격수사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가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체육관이 설계서대로 지어지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다. 참사의 원인이 부실시공에 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 체육관은 법적인 안전진단 대상에서 빠져 있어 2009년 준공 이후 한 번도 외부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체육관 시공 및 감리 부실에 대한 과학적이고도 정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19일 헤럴드경제가 관련 기관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설계서’를 분석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 설계서는 경찰의 요청에 의해 경찰 쪽으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확보한 설계서에 따르면, 체육관은 100년 기준 평균 적설하중을 고려해 설계됐다. 다만, 경주지역은 구체적 적설하중 명시가 없어 인근의 울산, 포항의 건축법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과 포항은 ㎡당 눈 적설량은 50㎝, 무게는 50㎏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주는 통상 적설하중 0.5kN/㎡(1㎡ 면적에 가해지는 무게가 45~51㎏) 정도를 적용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계서를 갖고 있던 기관 관계자는 “이번에 경주에 온 눈의 적설하중은 0.4~0.5kN/㎡ 정도인데, 설계서 기준대로라면 (사고나 나지 않고) 버텼을 가능성이 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공사가 설계서대로 체육관을 짓지 않았을 확률이 높아 보이는 방증으로, 과학적인 조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된다.
특히 체육관은 철골구조지만 내부 기둥이 없는 PEB(Pre Engineered Metal Building) 공법으로 지어졌고, 지붕은 샌드위치 단면으로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PEB 공법은 70% 내지 80%를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혀 공장이나 격납고 등에서 많이 쓰이는 공법이다.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의 설계와 감리를 맡은 이상묵 건축사무소의 이상묵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샌드위치 단면은 보통 지붕을 가볍게 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데, (마우나오션의 경우엔) 리조트 쪽에서 가볍게 하자고 제안했다”며 “샌드위치 단면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리조트 측이 건축비를 아끼는 데 주력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 측도 “내부 기둥이 없는 PEB 공법으로 체육관을 건축하면서 설계도와는 달리 지붕에 H빔을 설치하지 않은 게 붕괴사고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감식을 거친 뒤 건축주와 시공사, 감리, 건축구조기술사 등을 상대로 부실시공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북지방경찰청 역시 체육관 붕괴사건과 관련해 시공에서 관리에 이르기까지의 부실 부분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고 이날 밝혔다.
대구지검은 최종원 1차장검사를 본부장으로 강력부 전원 등 검사 11명과 수사관으로 구성된 ‘수사대책본부’를 꾸려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건축학계, 공공기관을 포함한 감정단을 구성,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할 계획이다.
리조트 체육관 허가는 2009년 6월 12일에 받았다. 착공은 2009년 6월 24일이었으며, 운동시설(체육관)로 사용승인을 받은 날짜는 2009년 9월 9일이었다. 건축면적은 1205.32㎡, 층수는 지상 1층, 높이는 10m의 일반 철골구조다. 지붕은 그라소울패널덮기로 만들어졌다. 시공은 송원종합건설이 맡았다.
대구=김상일 기자ㆍ서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