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했다. 자녀는 결혼했다. 이제 복잡한 도시를 떠나고 싶다.
베이비붐 세대 5명 중 4명은 은퇴 후 삶의 터전을 옮기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955~1963년 출생자 68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60명 가운데 82.9%는 은퇴 이후 이주를 고려했다.
이유로 ‘안락한 노후생활’을 꼽은 이들이 49.8%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경제적 부담’(20.2%), ‘현 주택 관리문제’(4.5%) 순이었다. 답답한 도시보다 전원을 선호하고, 노후 자금은 집을 팔아 어느 정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주할 때 고려할 점으론 ▷주변환경 53.2% ▷주택가격 13.6% ▷주택규모 5.0% ▷주택유형 3.7% 등으로 집계됐다.
주택 유형은 안락한 노후를 원한다는 응답과 환경을 고려한다는 답변이 많은 만큼,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는 사람이 42.9%로 가장 많았다. 현재 아파트나 주상복합건물에 거주하는 응답자가 65.9%인 점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은퇴를 하고도 아파트에서 살겠다는 응답자는 30.7%, 단독ㆍ다가구주택은 13.0%에 머물렀다. 노인전용시설이나 실버타운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예상 이주 시기에 대해 응답자 52.1%는 ‘자녀 결혼 후’라고 했다. 자녀의 완전한 독립 이후에야 이주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은퇴 직후’라는 답변은 20.2%였다.
그래도 서울과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어한다. 이주 지역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이란 답변이 48.6%로 1위였다. 이어 지방(34.5%)과 서울(16.9%) 순으로 조사됐다. KB경영연구소 전인수 차장은 “은퇴 후에도 충분한 의료ㆍ복지ㆍ문화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고, 가족과 가까운 곳에 살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비한 노후준비는 이번 설문에서도 드러났다. 노후 준비를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24.4%를 차지했다. 50~54세(15.2%)나, 55세 이후(8.2%)부터 노후준비를 시작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전 차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할 경우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다. 부동산 세제 혜택이나 다양한 역모기지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이들은 노후가 취약해 생활비 부담을 줄이거나 구직을 위해 수도권 이외의 전원지역을 원할 수 있다”고 했다.
조동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