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악재에 대외변수 불안 경제성장률 2%대 줄줄이 하향 상장사 이익전망치 되레 상향 증권사만 아직도 낙관적 전망
수출, 생산, 투자 등이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던 내수마저 메르스 여파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대 머물 것이라는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사가 제시하는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에는 ‘장미빛’ 전망치를 제시하기 마련이지만 상반기가 끝나가는 이 시점, 글로벌 경기나 산업별 업황을 감안할 때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3.7%에서 2.8%로 0.9%포인트 낮춘데 이어 산업연구원도 올해 GDP 성장율을 2.9%로 제시했다. 대외적 변수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와 중국의 성장둔화폭 확대 가능성이 꼽혔고 메르스 사태와 경기부양책 효과가 대내적 변수로 고려됐다. 산업연은 여러 요인을 합하면 전체적으로 하방 위험이 우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가 경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가운데 더 장기화하면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메르스 사태가 6월에 종결되면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이 4조425억원, 7월말에 끝나면 9조3377억원, 8월말까지 이어지면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 투자은행들도 메르스 사태가 한 달 동안 이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15%포인트 떨어지고 3개월 지속되면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ㆍ순이익 전망치는 오히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이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225개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36조2789억원으로 연초 전망한 133조5149억원보다 2.07% 증가했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도 109조4235억원으로 연초(107조4207억원)보다 1.86% 늘어났다.
225개 상장사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가 1826조7982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40% 수준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평균 영업이익률이 6.4%였고, 최저가 6.1%였는데 올해 글로벌 경기회복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해도 7% 이상의 영업이익률은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메르스 여파로 영업이익률이 올라기 힘든 상황이다.
경험상 한 해가 지나고 나서 실적을 내보면 연초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는 점도 낙관론을 경계하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1분기 삼성그룹 계열사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를 10% 이상 밑돌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괴리율이 무려 70%가 넘는 것도 있었다. 에스에프에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25억2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증권사들의 추정치인 103억원에 비해 75.51% 차이가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가 제시하는 연초 전망치는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룬다”며 “대부분의 기업이 내세우는 가이던스는 15% 정도의 성장인데 이를 달성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증권사 보고서는 질이 많이 올라왔지만 정확성이나 신뢰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인지해야 된다”며 “기업실적 전망치는 그야말로 전망치일 뿐인 만큼 참고자료나 방향성을 정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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