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22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은 서울에 있는 주한 일본대사관과 도쿄 소재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동시에 열린다.
양국은 올해 이미 열렸거나 열릴 예정인 기념행사만 우리측 155건, 일본측 158건을 계획했다. 이 가운데 이날 열리는 리셉션은 50년 전 한일협정이 체결된 당일에 진행되는 정부 주도의 행사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교차 참석해 축사를 주고 받는 만큼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일 정상이 상대국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양국 관계 개선 의지로 비춰질 뿐만 아니라, 향후 정상회담 개최로 가는 신호탄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50주년 리셉션 미리보기=서울에서 열리는 리셉션에는 우리 측에서는 박 대통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일본 측에서는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총리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 참석해 축사를 한다. 축사에는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과거사 왜곡 문제 등에서 일본 정부의 의미있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 일본인학교 학생과 서울소녀소년 합창단이 양국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메시지를 담아 합창에 나선다. 이후에는 참석한 내빈들이 함께 대형 사케 독을 깨며 행운을 비는 ‘가가미비라키’로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울 계획이다.
도쿄의 한 호텔에서 진행되는 주일한국대사관이 주최하는 기념 리셉션에는 아베 총리가 참석해 축사를 한다. 이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 국장, 일본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우리 측 대표로 참석한다.
내빈들은 한일 전통악기 공연을 관람한 뒤 늦은 오후 도쿄 산토리홀로 이동해 갈라 콘서트를 관람한다.
이 공연에는 한국의 대표 성악가 조수미와 일본의 유명 여성 지휘자 니시모토 토모미, 일본의 대표적 테너 히구치 타츠야가 클래식 협연을 선보인다. 한국 서울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일본 스기나미어린이합창단이 참여해 두 나라간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연도 마련돼 있다.
▶50주년 리셉션, 10년 전과 다르다=지난 2005년 40주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이미 6차례 한ㆍ일 정상회담을 가진 상태였다. 양국 정상은 앞선 회담에서 2005년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항구적인 비자면제, 김포ㆍ하네다 항공편 증편 추진에 대한 협의를 이뤄냈다.
2005년 1월 25일 고이즈미 총리는 도쿄에서 열린 ‘한일 우정의 해 2005’ 우리측 개막식에 참여했고, 노 대통령도 27일 서울에서 개최된 일본이 주최하는 개막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이후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국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고, 당시 6월 22일은 별다른 기념식 없이 지나갔다.
반면 올해 열리는 50주년 리셉션은 두 나라 수도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이 자리에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교차 참석은 이전 행사와 비교할 때 전격적으로 이뤄졌고 의전이나 형식 면에서도 이례적이다.
앞서 양국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겪어온 가운데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도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 때문에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양국 정상의 기념행사 참석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행사 하루를 앞둔 21일 밤 양국 정상의 기념행사 참석 결정을 전격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양국이 대승적 견지에서 서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낸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두 정상이 내놓을 축하 메시지는 향후 한일 관계는 물론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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